[인터뷰] 김연경②"세월호,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리우올림픽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연경이 28일 모교 수원전산여고를 찾아 '배구 꿈나무 유소년 이벤트'를 열었다. 올림픽을 마친 뒤 방송 출연과 개인 활동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미래의 김연경'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김연경을 만나 올림픽 뒷이야기와 달라진 인기에 대해 물었다.
1부에 이어
-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아이돌 놀이'하고 있다(웃음). 주위에서 너무 많이 알아보신다. 특히 방송 섭외가 많이 들어왔다. 평소 '무한도전'을 즐겨보는데 출연까지 하게 됐다. 어제(27일)는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을 하나 더 녹화하고 왔다.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하는 라디오 생방송 출연도 했다. 박경림 언니는 이전부터 잘 알고 지냈다. '잠깐만'이라는 공익 CM을 녹음하고 왔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 다시 한 번 내 발음이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방송을 해보니 배구가 가장 쉽다."
- 이상형으로 꼽은 배우 조인성과 만남은 어땠나.
"라디오에 출연하기 전에 점심식사 자리에 갔는데, 모자를 쓴 남성이 앉아 있었다. 매니저인 줄 알았는데 조인성 씨가 있었다. 깜짝 놀랐고,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밥을 먹고 헤어졌다. 내가 자신의 팬이라는 걸 알고 있더라. '거론해줘서 감사하다'고 하길래 '왜 연락하지 않았냐'고 핀잔을 줬다. '얼마 남지 않은 팬 관리를 해야 한다'고 농담을 하더라(웃음)."
- 전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 누나'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숙자 KBS 해설위원과 이야기를 나누다 별명이 시작됐다. 축구 선수 메시(아르헨티나)라는 별명 말고, 어떤 호칭을 듣고 싶냐고 묻더라. 나는 메시보다 호날두가 좋다. 잘 생겨서(웃음). 이숙자 위원이 방송에서 호날두를 거론했는데, 호날두 별명이 '우리 형'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 누나'가 됐다. 기분 좋았다. 좋은 호칭이라고 생각한다."
- '걸크러쉬(다른 여성의 선망·동경의 대상인 여성)' 대명사가 됐다.
"사실 걸크러쉬의 뜻을 몰랐다. 걸그룹 이름인 줄 알았다. 후배들에게 물어보고 어떤 뜻인지 알게 됐다. SNS에서도 여성 팬이 많은 편이다. 이번 리우 대회에서 '비속어' 사건 때문에 여성 팬이 더 늘었다. 어머니께서 '다 좋은데 욕은 하지 말라'고 당부하시더라. 어릴 때부터 혈기왕성했다. 신인 시절 무서울 것이 없었다. 경기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승부욕이 생긴다. 이번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입 모양이 정확했다(웃음). 이슈가 되고 난 뒤 신경이 쓰이더라. 화면에 잡혔나 두리번 거리기도 했다."
- 광고 섭외가 많을 것 같은데.
"다양한 광고 제의가 들어왔다. 아직 조율 중이다. 최종 계약까지 가야하니까. 비속어로 인기를 얻었는데, 이왕 이렇게 됐으니 식빵 광고 모델 섭외라도 들어오면 좋겠다(웃음)."
-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았는데.
"나는 안산에서 자랐다.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마음 속에서 '울컥울컥' 올라오더라. 안타깝고, 할 말이 없었다. 유가족께서 '한 말씀 해달라'고 하는데 말문이 막혔다. '힘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3부에서 계속
수원=유병민 기자
▶ 임창용, 오재원에게 사과는 했지만…
▶ 징역 10개월 유죄 이태양, 남은 건 KBO 징계
▶ 전북 유소년, 프랑스 리옹으로 연수 떠난다
▶ LG '2000안타 듀오' 존재가 후배들에게 미치는 영향
▶ 김민우, 지난해 선발 등판 전날 400구 던졌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