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여론 눈치보며 출장 행사 취소..홍보대행사 대표 구속도 영향

김범수 기자 2016. 8. 2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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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오는 9월 예정된 주요 언론사 논설위원의 본사 초청 행사를 돌연 취소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국내 정밀 지도 해외 반출 요청 이후 ‘구글세’와 ‘한국 서버 설치’ 등으로 구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 근처에 로고가 걸려 있다. 구글코리아는 뉴스컴과 함께 언론사 논설위원 일부를 본사로 초청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가 취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제공

이번 행사는 구글의 국내 홍보를 맡은 뉴스커뮤니케이션(뉴스컴)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대행사 뉴스컴의 박수환 대표는 지난 26일 구속됐다. 박 대표의 구속이 행사 취소의 원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글코리아는 뉴스컴과 계약을 맺고 약 7년간 홍보, 마케팅 업무를 맡기고 있다.

◆ 구글, 여론 의식해 행사 취소

구글이 9월 4일부터 8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언론사 논설위원을 미국 본사로 초청하는 행사를 계획해 왔다. 이 행사는 정보기술(IT) 회사의 혁신성을 직접 볼 기회가 드문 언론사 논설위원들을 초대한다는 목적으로 ‘구글의 혁신’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오래 전에 준비됐던 행사였으나, 구글의 정밀지도 반출 요청에 대한 정부 결정이 미뤄지면서 행사도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도 반출 결정을 미룬 상황에서 언론사 논설위원을 구글 본사에 초청할 경우 ‘구글이 여론 몰이를 통해 정부 결정에 혼란을 가중시킨다’거나 ‘미국과의 통상관계를 믿고 구글이 고집을 꺾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올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출장에 참여하려던 일부 논설위원들이 먼저 ‘지도 반출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앞두고 출장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취소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는 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 허용여부를 지난 8월 25일 결정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도국외반출 협의체는 산업계와 안보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 문제의 결정 시한을 11일 23일로 약 60일간 연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밀 지도 반출 여부 결정이 미뤄지면서 행사 주최측은 물론 참여하는 쪽에서도 부담을 느껴 행사를 전격 취소한 것”이라며 “구글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황에서 행사를 무리하게 진행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안상희 기자

◆ 박수환 대표 구속도 영향…구글코리아도 곤혹스러워해

구글홍보대행사인 뉴스컴의 박수환 대표의 전격적인 구속도 행사 취소에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구글코리아는 7년 전 뉴스컴과 홍보 계약을 처음 맺은 후 지금까지 홍보 및 마케팅 업무를 맡기고 있다. 당시 구글코리아도 국내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홍보대행사를 찾았고 뉴스컴은 단순 홍보 대행 업무를 넘어선 문제 해결력이 있다고 자사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에 구속된 박 대표가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을 위해 민유성 전 행장 등에게 로비를 하고 수십억원대 일감을 수주했다고 보고있다. 뉴스컴은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있던 2009년부터 2011년 이 회사 측과 23억원에 달하는 홍보 대행 계약을 맺었다.

윤리 중요시하는 구글, 한국법인 대표 채용 땐 '옥시 사건' 못봤나 <2016.06.02 10:4>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옥시 사태)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를 지냈던 존 리(John Lee) 구글코리아 대표가 도마에 오른 데 이어 구글코리아 홍보대행사의 대표이사까지 구속되자 구글코리아 측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구글코리아 측은 행사가 취소된 이유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살 우려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논란이 된 뉴스컴과 홍보 대행 계약의 지속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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