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風 타고 親文 전면에..野 제3지대론 수면위로

◆ 더민주 추미애號 출범 ◆

<b>더민주 대표된 대구 세탁소딸 추미애</b> <br>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8일 첫 공식 일정으로 잡힌 당 지도부와의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승환 기자]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에 대구 출신인 5선의 추미애 의원(서울 광진을)이 선출됐다. 60여 년 민주당사(史)에 대구·경북(TK) 출신이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추 대표는 총 54.03%를 득표해 당선됐다. 비주류 이종걸 후보(23.89%)는 물론 추 대표와 함께 친문재인계 인사로 분류됐던 김상곤 후보(22.08%)를 각각 2배 이상 따돌린 압승이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진영의 지원을 받은 추 의원이 당 대표에 당선된 데 이어 8명의 최고위원 자리도 대부분 친문계 인사들이 꿰찼다. 여성·청년·노인 부문의 최고위원에 대한 투표 결과 여성 최고위원은 원외인사인 광주 출신 양향자 후보가, 청년 최고위원은 벤처기업인 출신 초선 의원인 김병관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양향자·김병관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 때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문재인 키즈'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노인 최고위원에 뽑힌 송현섭 최고위원도 친문 진영과 각을 세우는 인사는 아니다.

전당대회에 앞서 호선 방식으로 선출된 5개의 지역별 최고위원직에는 김영주 서울시당위원장(서울·제주), 전해철 경기도당위원장(인천·경기),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영남), 김춘진 전북도당위원장(호남),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강원·충청)이 확정됐다. 이들은 모두 친문계로 분류된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민주 새 지도부 진용이 친문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야권 대권 후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기존 경선 방식으로는 사실상 문 전 대표의 벽을 도저히 넘을 수 없게 됐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거론돼온 '제3 지대론'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종인 전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군불을 지피고 있는 제3 지대론은 비문(비문재인)계는 물론 여권 내 비박(비박근혜)계 대권후보들을 한데 묶어 새판을 짠 뒤 대선후보를 선출하자는 주장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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