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가계부채의 숨겨진 뇌관

입력 2016. 8. 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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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자영업자대출인 ‘소호대출’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숨은 가계부채의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호대출은 기업대출(중기대출)로 분류되지만, 생계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가계부채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자영업자 수는 줄고 있는 가운데, 소호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어 자칫 금리인상 시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마다 분류와 대출기준이 제각각이라 기준마련 등 대책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기대출 절반이 소호대출=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은행신탁을 포함한 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25조원) 중 절반에 가까운 50.8%(12조 7000억원)이 소호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소호대출을 크게 늘려왔다.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마진은 높지만 담보위험(담보비율 통상 80%)은 적어 리스크 대비 수익성에서 매력적인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연체율도 법인고객에 비해 낮고 차주당 대출액도 수천만원에 불과해 리스크 관리에도 용이해 수익성과 리스크관리 두마리를 잡아야 하는 은행들에 매력적인 판매상품이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소호대출을 2조 8000억원 늘렸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5.8%증가한 수치다. 중기대출(5.1%, 소호제외), 대기업 대출(1.2%)은 물론 가계대출(3.3%) 등 전 대출 분야 중 가장 높은 증가세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소호대출 역시 1조 2610억원(4.2%↑) 증가했다.

반면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556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9000명 줄어들었다. 문을 닫고 폐업을 한 자영업자는 5년 만에 최대였다. 자영업자는 줄어드는데 소호대출액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개인사업자 1인당 소호대출 규모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원금부담은 물론 금리인상 시 이자부담이 더 커져 부실 가능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정체가 뭐지…가계대출?기업대출?…은행마다 기준도 달라=분류가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다. 소호대출은 명목상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가계부채에 가깝다.

개인사업자 특성상 생활자금과 사업자금 간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소호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생계자금 목적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실제 잡히는 가계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은행마다 소호대출 관련 규정이 제각각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소호는 중소기업과 가계 사이에 위치하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기업 자산규모, 여신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등에 따라 개별 은행 별로 나름의 기준에 따라 소호대출을 분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대출받은 사람(차주)의 기업성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잔액이 10억원 이하인 개인사업자를 ‘소매형 소호’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기업자금 여신 합계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기업형 소호’로 보는데 그렇다고 모두 법인사업자는 아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매출액이 600억원 이하면서 기업 익스포저가 10억원 이하 중에서 최근 결산기준 총자산 5억원 이하 법인, 총자산 2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 미기장 개인사업자 세 항목 중 하나를 만족하면 소호로 분류한다. 신한은행은 개인사업자 또는 총자산 20억원 이하 영리법인을 소호로 분류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은 담보를 잡고 가기 때문에 지금이야 수익성도 좋고 리스크 부담도 없으니 열심히 취급하겠지만 내수가 더욱 악화되고 수출기업 부진이 계속된다면 일부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털어 놓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직 지표상으로는 건전성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업종별 비중과 연체율 감안 시 경기불황이 지속될 경우 건전성 저하가능성이 내재해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소호대출 부실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영업점마다 지역상권 분석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뒀다가 업종이나 가게 위치, 경영 등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소호대출과 함께 제공해 주도록 금융 당국이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는 동일한데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중 어느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출의 리스크를 높게 또는 낮게 볼 수 있어 통계적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소호대출을 받은 차주의 직업, 법인 여부 등 성격에 따라 대출 리스크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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