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25km 같이 달린 떠돌이 개의 사연..'크라우드 펀딩으로 이어져'

김재현 2016. 8. 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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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 레너드(왼쪽)와 강아지 '고비'(출처 : 'Bring Gobi Home'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



"고비와 함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고 싶습니다."

스코틀랜드에 사는 호주인 디온 레너드(41)는 이렇게 희망했다. 그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고비'는 사람이 아니다. 바로 강아지다.

레너드와 고비가 처음 만난 건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고비사막 마라톤 대회'에서였다.

울트라 마라토너인 레너드는 7일 동안 산과 사막을 지나 250㎞를 달리는 이 대회에서 주인 없는 강아지 고비를 만났다.

레너드는 "대회 초반부터 강아지가 나를 계속 따라왔다"며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출처 : 'Bring Gobi Home'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



하지만 레너드의 생각은 틀렸다. 고비는 레너드의 곁을 떠나지 않고 며칠을 함께 달렸고 잠도 같이 잤다. 그렇게 고비는 250㎞ 중 125㎞를 레너드와 함께했다. 고비는 다른 마라토너들과 운영진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주최 측은 최고 52도까지 오르는 날씨에 고비가 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코스 중간에서 고비를 데려와 결승점 인근에 데려다 놓았다.

출처 : 'Bring Gobi Home'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



그리고 레너드는 결승점에서 고비를 다시 만났다. 그는 "결승점 부근에서 고비가 나를 보고 달려올 때는 깜짝 놀랐다"며 "나를 따르는 조그만 개 그 이상의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 큰 금액 드는 입양… '크라우드 펀딩'으로 도움

고비에게서 끈끈한 감정을 느낀 레너드는 이 강아지를 자신이 사는 스코틀랜드로 데려가고자 했다.

하지만 강아지를 스코틀랜드로 데려가려면 건강 검진, 검역 등 4개월여 동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에 필요한 비용도 5,000파운드(736만 원)로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레너드는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신이 수집한 위스키도 팔았다. 그리고 모자란 금액을 모으기 위해 자신과 고비의 이야기를 온라인에 소개하며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 '고비를 집으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http://www.crowdfunder.co.uk/bring-gobi-home

출처 : 'Bring Gobi Home'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



애초 레너드가 목표한 금액은 5,000파운드였다. 하지만 그와 고비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지자 기대보다 이른 시일 안에 목표한 금액이 모였다.

그 후 레너드는 펀딩 목표액을 5만 파운드로 늘렸고 모금 마감 22일이 남은 오늘(28일)까지 2만2500파운드(3314만 원)가 모였다. 고비를 입양하고 남은 비용은 강아지 보호소에 기부할 예정이다.

◆ 사라졌다 다시 만난 고비, 과연 스코틀랜드에 갈 수 있을까?

'고비 찾기 전단' 사진. 출처 : 'Bring Gobi Home'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



고비를 입양하는 데 충분한 성금이 모였지만 위기는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레너드가 입양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잠시 스코틀랜드로 떠난 사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 사는 친구에게 맡겼던 고비가 사라진 것이다.

레너드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으로 고비를 찾아 나섰다. 현지 동물 보호소의 도움을 받아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단 1만5000장을 뿌렸다. SNS도 이용했다.

중국에 있는 친구들은 1만 위안(167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어 지원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레너드와 고비는 사라진 곳에서 약 2㎞ 떨어진 곳에서 재회했다.

출처 : 'Bring Gobi Home'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



레너드는 이날 고비와 함께 있는 사진을 펀딩 사이트에 올렸고, 누리꾼들은 "다시 찾아서 정말 기쁘다"며 재회를 축하했다.

김재현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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