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재해현장 방문의 딜레마 "안 가면 욕먹고, 가면 방해돼"

2016. 8. 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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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민 심리적 지지·관심 환기 효과도" vs "복구·구호물자 수송엔 악몽"
지난 23일 루이지애나 피해지역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AP=연합뉴스]

"피해주민 심리적 지지·관심 환기 효과도" vs "복구·구호물자 수송엔 악몽"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대규모 홍수로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를 뒤늦게 방문해 비난을 사면서 정치인들의 재난재해 현장 방문의 딜레마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AP통신은 정치인들이 재난·재해 현장을 찾을 때는 이미지 관리를 할 것인가, 현지 수습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할 것인가를 두고 저울질을 한다고 28일 전했다.

일단 현장에 가지 않기로 했다면 그 정치인은 유권자들의 분노를 사고 반대세력의 공격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당장 이번 루이지애나 홍수 사태 당시 여름 휴가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도 서둘러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복구활동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며 휴가 복귀 직후인 지난 23일 현지를 찾아 신속한 복구를 위한 지원 방침을 밝혔지만, 너무 늦었다는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반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보다 나흘 먼저 현지를 찾아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민심행보'로 이미지 쇄신을 꾀하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다.

지난 19일 루이지애나 방문해 피해주민 위로하는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최근 토네이도가 인디애나 주도(州都) 인디애나폴리스를 강타하자 선거 캠페인을 중단하고 피해 지역을 방문, 이재민을 위로하고 신속한 지원을 약속해 지역 주민들의 환영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한 주민은 "그들이 시간을 내서 오는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며 "만약 우리가 어려울 때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당신이 어려울 때 왜 우리가 지지해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만약 선거에 출마하는 상황이었다면 이번과는 다르게 행동했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후보 때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응을 공격했고, 연임을 노리던 2012년에는 허리케인 '아이작' 피해지역이던 루이지애나로 달려가 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재해현장 방문은 정작 복구 작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구호작업을 방해하면 안 된다"며 아직 루이지애나를 찾지 않고 있다.

미 버지니아 대학 부설 정치연구소의 래리 사바토 소장은 고위직의 재해현장 방문은 구호작업으로 바쁜 경찰, 구급요원의 협조와 종종 고속도로 차단까지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물류대란'(logistical nightmare)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인디애나주 토네이도 피해지역 찾은 마이크 펜스 주지사[AP=연합뉴스]

사바토 소장은 "복구작업의 마지막 단계에 가서 필요한 것이 대통령의 방문이지만, 방문하지 않고 그냥 돈만 보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짐 에드거 전 일리노이주 주지사는 그 역시 재건 활동에 방해가 될까봐 재해 초기에 현장에 가는 것을 망설였지만, 이러한 방문이 주민들에게 중요한 심리적 지지가 된다고 믿게 됐다며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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