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스포츠] '20세' 황희찬의 시선, 이제는 월드컵을 향한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2016. 8. 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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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1996년생, 만 20세에 불과한 선수가 태극마크를 단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시리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설 21명의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에는 기성용(27·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 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다.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관문의 서막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런데 사실상 정예멤버나 다름없는 대표팀 명단에 조금은 낯선 이름이 눈에 띄었다. 어린 나이, 그리고 전무한 A매치 경력.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눈에 띄는 첫 발탁 선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의 밀집 수비를 뚫어야 한다. 공간이 없어도 침투가 가능한 그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의 직접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올림픽 무대를 누볐던 공격수 황희찬(20·레드불 잘츠부르크).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인공이었다.

더없이 화려했던 황희찬의 등장

황희찬이 처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한국과 호주의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였다. 당시 신태용(46)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거 불러 기량을 직접 점검했다.

오스트리아 프로축구 2부리그 FC리에페링(잘츠부르크 2군)에서 뛰던 황희찬도 신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22세 이하(U-22)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황희찬은 유일한 1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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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황희찬은 이 한 경기만으로 신 감독과 축구 팬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 잡았다. 전반 7분 만에 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더니, 이후에도 경기 내내 폭발적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진영을 휘저었다. 호주 수비수들을 상대로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강렬한 임팩트였다.

그의 활약은 고스란히 전국에 생중계됐다. ‘대형급 스트라이커가 등장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도 오를 정도로 이목이 집중됐다. 그를 직접 확인해보겠다던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상대에게 더욱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웃어 보였다. 더없이 화려한 등장이었다.

오롯이 실력, 황희찬의 월반이 값진 이유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신곡초 시절이던 2009년에는 기성용 등의 뒤를 이어 차범근축구대상을 수상했고, K리그 포항스틸러스 유스팀인 포항제철중, 포항제철고를 거치면서 실력을 쌓았다. 최우수선수상과 득점상을 거머쥐며 전국 고등리그를 평정한 2013년, 그는 당시 고교 2학년 신분이었다.

포항제철고 2학년 시절 그는 전국 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최우수선수상과 득점상을 석권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덕분에 그는 18세에 불과하던 2014년 겨울 오스트리아 명문 구단인 잘츠부르크와 계약을 맺었다. 남달랐던 재능은 유럽을 무대로 더욱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지 적응차 2부리그에서 뛰던 그는 적응을 마치자 무서운 속도로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1군 팀의 부름을 받은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이 과정에서 황희찬은 신태용호의 부름을 받아 올림픽을 향한 꿈을 키워갔다.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친선경기 등을 통해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보였다. 어느덧 그는 올림픽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고, 최종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내내 신태용호의 최전방은 늘 그의 몫이었다.

앞선 그의 행보는 자연히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도 들어왔다. 그리고 올림픽이 끝난 직후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월드컵 예선 명단에 포함시켰다. 어린 나이, 많지 않은 경력 등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발탁이었다. 이러한 발탁의 중심에는 오롯이 황희찬 스스로 보여준 실력과 경쟁력만이 있었다.

중국전 A매치 데뷔전 출격 가능성

그의 대표팀 승선은 비단 경험을 쌓기 위한 발탁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황희찬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과 함께 공격수로 선발됐다. 물론 손흥민이나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도 최전방 소화가 가능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을 주로 측면 공격수로 활용해왔다. 포지션 분류도 미드필더다.

그런데 석현준이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그는 새 소속팀 적응 차 시리아전만 뛸 예정이었지만, 시리아전 장소가 마카오로 변경되면서 명단에서 빠졌다.자연히 유일한 공격수인 황희찬은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중국의 수비진을 뚫어낼 선수”라며 그의 출전을 예고했다. 올림픽을 넘어 A매치 데뷔전이라는 기회가 다가온 셈이다.

ⓒAFPBBNews = News1

특히 그 무대가 친선경기가 아닌 월드컵 최종 예선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나이 등을 떠나 스스로의 실력만으로 밟는 무대인 만큼 더욱 값진 발걸음이기도 하다. 물론 향후 대표팀 재승선을 위한 경쟁을 계속 펼쳐야겠지만, 지금껏 보여준 경쟁력이라면 누구와 비교해도 쉽게 뒤처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림픽을 넘어 어느덧 월드컵을 바라보는 황희찬의 시선이 결코 과하지 않은 이유다.

슈틸리케호는 내달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를 치른 뒤, 6일 중립지역인 마카오에서 시리아와 격돌한다.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중국, 시리아,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예선은 내년 9월까지 홈&원정 풀리그 방식으로 10경기를 치른 뒤 6팀 중 상위 2팀이 월드컵에 직행하고, 3위는 B조 3위와 격돌해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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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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