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 룰(Mercy Rule)'과 불문율

문상열 특파원 2016. 8. 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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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이탈리아는 머시 룰을 적용 받아 캐나다를 누른 바 있다.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국내 아마추어 야구에서는 ‘콜드게임(Called Game)’이 나온다. 이닝별로 차이가 있지만 스코어가 크게 벌어져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해도 승패가 바뀌지 않는다고 판단해 경기를 중단했을 때 이를 콜드게임이라고 한다. 일본인들이 사용한 용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프로에는 콜드게임이 없다.

미국에서 의미하는 ‘콜드게임’은 단어 뜻 그대로 '선언을 해서 경기를 끝내는 것'이다. 악천후라든지, 밤 12시가 지나서 경기를 속행하지 못할 때 심판의 선언으로 경기가 종료된다. 서스펜디드 게임도 일종의 콜드게임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콜드게임은 미국에서는 ‘머시 룰(Mercy Rule)’이라고 한다.

28일(한국 시간) 리틀리그 아시아-퍼시픽을 대표한 한국은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포트에서 파나마를 7-2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해 2014년 이후 2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1984년, 1985년 연속 우승과 2014년 통산 3차례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은 인터내셔널 두 번째 경기 때 캐나다를 5회에 10-0으로 누른 바 있다. 머시 룰을 적용해 5이닝 경기로 끝낸 것이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는 6이닝 경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머시 룰이 적용된다.

프로에서는 ‘머시 룰’이 없다. 그러나 신사협정과 같은 머시 룰이 적용된다. 이른바 '불문율(Unwritten Rule)이다. 야구에서 스코어가 크게 벌어져 마지막 이닝 때 ‘맙업맨(mop up man)’ 기용은 일종의 머시 룰이다. 맙업맨이 등판하면 상대는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 적당히 공격한다. 이미 백기를 든 셈이다.

프로 농구 NBA에서는 이른바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이다. 점수 차가 뒤집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을 때 4쿼터에 벤치 선수를 기용한다. LA 레이커스의 전설적인 캐스터 칙 헌스(작고)가 고안해 낸 용어다. 가비지는 쓰레기를 뜻한다. 마지막 공격권을 가졌을 때 슈팅을 하지 않는 불문율도 있다. 리우데저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미국은 마지막 공격 때 슈팅을 하지 않고 드리블로 경기를 끝냈다.

미식축구에서는 승패가 기울었을 때 패싱을 하지 않는 게 일종의 불문율이다. 상대에게 더 이상 득점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2009년 사학 명문 스탠퍼드대와 USC 대결에서 경기 뒤 그라운드 한복판에서 두 팀 감독이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 경기가 스탠퍼드 구장에서 벌어졌고 55-21로 스탠퍼드의 승리로 끝났다.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스탠퍼드가 패싱 공격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USC 피트 캐롤 감독(현 NFL 시애틀 시호크스 감독)은 악수를 나누면서 스탠퍼드 짐 하버 감독(현 미시건대)에게 “너, 도대체 뭐하는 거야?(What's your deal?)”라고 따졌다. 하버 감독이 일종의 불문율을 어긴 것. 스탠퍼드대는 하버가 감독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USC에 일방적으로 당한 아픔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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