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시절 세고 화려했던 박지영, 아줌마파워도 놀랍다(인터뷰)

뉴스엔 입력 2016. 8. 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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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리즈 시절, 그녀의 이미지는 ‘세고 화려'했다. 중년이 된 박지영(47)이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공할 ‘아줌마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SBS 월화수목 드라마인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질투의 화신’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가 하면 영화 ‘범죄의 여왕’25일 개봉)에서는 퀸으로 작품을 책임진다. 25일 오후, 가을이 스멀스멀 밀려오는 국립현대미술관 앞 카페에서 생기 넘치는 그녀와 함께 했다.

■ ‘오지라퍼 아줌마’ 미경
‘범죄의 여왕’은 사법고시생 아들의 수도요금이 120만원이나 나온 걸 알게 된 미경이 구린 냄새 나는 고시원에 얽힌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지방 소도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미경은 ‘촉’과 사교성이 좋은 억척스러운 아들바보 엄마다. 하지만 기존 영화, 드라마에서처럼 자식을 위해 자신을 지워버린 모성이 결코 아니다.

“이 엄마는 그냥 ‘억센 아줌마’가 아니다. 귀엽고, 러블리하고, 때로는 섹시하고, 주변에 관심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야호’ 했다. 너무 잘해낼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돈 내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젊고 새로운 친구들(감독, 출연진, 제작진)과의 작업은 나를 새롭게 하는 과정이었다. 그들이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성격과 닮아 있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인간 박지영’에게 모두 있는 모습이라 가족과 지인들은 “딱 당신이네”란 소리를 무수히 투척했다. 무엇보다 미경의 자존감과 정의로움이 박지영을 뒤흔들었다.

“미경은 덕구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나, 양미경!’이라고 말한다. 미용실에 놔둔 액자에 내가 1988년 미스춘향 선발대회 때의 카퍼레이드 사진을 끼워 넣었다. 그녀도 지역 능금아가씨나 고추아가씨 출신이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미모에 자긍심도 있고, 내 아들만 생각하는 아줌마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많으며 정의감을 지닌 사람이라 좋았다. 이런 게 진정한 여자 캐릭터, 여성영화가 아닐까. ‘아밀리에’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닮아 있어서 좋았다.”

고시생 덕구(백수장)와 얘기할 땐 인형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개태(조복래)와 함께 있을 땐 파트너인 듯 연인인 듯 묘하다. 아들(김대현)과 마주할 땐 지극히 순종적이다가 만년 고시생 하준(허정도)과 맞닥뜨리면 그악스럽다. 케미란 말 대신 “몸을 섞는다”는 표현을 했다.

“액션만이 ‘몸’이 아니다. 미경이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후배 배우들과의 장면, 장면이 새로워야 했다. 예전엔 한 가지 롤로만 가도 됐는데 이번엔 이 친구들과 함께 가야한다고 판단했다. 엄마를 창피해 하며 유일하게 큰 소리를 내던 익수는 듬직한 남편 같은 아들이자 보호자였을 거다. 셜록과 왓슨 박사 같았던 미경-개태는 미묘하다.(웃음) 그럼에도 불륜스럽거나 질퍽하지 않게, 산뜻하게 보여줘 만족스럽다.”

■ ‘미경과 닮은 여배우’ 박지영
SBS 시트콤 ‘오박사네 사람들’에 출연하며 만난 PD 윤상섭과 화제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방송사를 떠나 베트남에서 터전을 잡은 남편과 두 딸을 키우며 주부로 살아온 지 벌써 22년이다.

“배우의 얼굴에는 잘 살아가는 게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동안 일하고 집밖에 없었다. 일이 없을 땐 다른 주부들처럼 남편, 아이들 보살피고 그랬다. 청소의 여왕이다. 가정생활을 잘해 일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큰 애는 영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고, 둘째는 베트남에서 공부 중이다. 어느 새 다 커버렸다.”

미경이 그러듯, 박지영 역시 자식들이 이기적인 사람이 아닌 사회와 정치, 주변에 관심을 가지며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기를 원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시청 앞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인파에 아이들이 놀라며 이것저것 묻자 남편이 ‘우리나라가 내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와 있는 거야’라고 말했는데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남편과는 다른 친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코드가 잘 맞는다. 배우로서 참고 견디는 시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고, 베트남에서 둘째 애까지 잘 케어해주니.(웃음)”

■ SBS 월화수목의 여자
24일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는 자긍심 강한 방송사 아나운서 국장 방자영으로 출연해 입사 동기이자 오랜 라이벌이었던 앵커우먼 계성숙(이미숙)과 날선 신경전을 벌이며 단숨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미숙 언니와 나는 이미 2년 전에 가장 먼저 캐스팅이 됐다. 서숙향 작가와 각자 ‘로맨스타운’ ‘미스코리아’를 했기에 셋이 식사를 하다가 서 작가께서 ‘이 두 사람을 내 작품 앵글 안에 놓고 싶다’고 말하면서 성사됐다. 언니와는 유머코드가 같다. 촬영 때 서로 막 치고나가려고 해서 자제 중이다. ‘언니! 우리 신만 빵빵 터지면 안돼’ 하면서.”

29일 첫 방영되는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에선 4황자 왕소(이준기)의 생모인 황후 유씨로 등장한다. 어린 아들 왕소를 인질로 삼아 남편의 사랑을 되찾으려 하는 계책에 능하고 야심으로 똘똘 뭉친 악녀다.

“작품의 질을 높여주는 조연인 점도 감사한 일이다. 모든 일은 힘을 합쳤을 때 최고인 것 같다. 혼자서 다 할 수 있다는 건 오만이다. 팀 버튼 감독이 인터뷰에서 ‘당신들(감독)이 가고 싶은 길로 데려다주는 사람이 바로 배우야’란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무리 감독이 훌륭해도 배우가 실현해줘야 하는 거고,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정답이야’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믿고 따르며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박지영은 “큰 이야기보다 작고 깊은 이야기에 동참하고 싶다”며 “나의 다른 얼굴을 끄집어낼 수 있는 감독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다양성에 대한 기대가 있기에 기다림이 그리 힘겹지 않다는 말을 덧붙였다.

뉴스엔 객원 에디터=용원중 goolis@slist.kr / 사진=권대홍(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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