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그라운드 안팎에 가득한 '류제국 효과'

2016. 8. 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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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주장으로서 자유롭고 밝은 팀 분위기 주도
LG, 세대교체 시기와 맞물려 류제국 효과 만점

[OSEN=윤세호 기자] LG 트윈스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팀 승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이뤄지는 중이다. 21세기 들어 요원하기만 했던 ‘승리하는 리빌딩’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캡틴’ 류제국(33)이 있다. 

류제국은 지난 1월 6일 2016년 LG 구단 시무식에서 3대 민선주장이 됐다. 선수단과 프런트가 모두 투표에 참여했고, 류제국은 유효표 154표 중 89표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며 LG의 새로운 캡틴이 됐다. 

주장 완장을 찬 류제국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변화를 꾀했다. 팀 분위기를 보다 밝게 만들고, 후배들이 보다 편하게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일단 회식문화부터 바꿨다. 술을 강요하는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 LG 선수는 “애리조나 캠프 첫 회식부터 제국이형이 ‘술이 약하거나 안 받는 사람은 억지로 마시지 마라. 처음에 건배만 하되 술은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은 분위기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술이 약해도 마시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올해는 첫 회식자리부터 이 문제가 깔끔해졌다”고 말했다.

류제국은 스프링캠프 기간 중 선수와 코치가 보다 가까워지기 위한 복불복 게임도 진행했다. 게임에서 진 선수 한 명이 코치 방에 들어가 1박을 보내고 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코치들도 당황했지만, 이벤트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코치들이 먼저 어느 선수가 오는지 궁금해 했다고 한다. 

시즌이 시작됐고, 팀 전체 분위기는 보다 뜨거워졌다. 경기서 승리하고 난 후 너도나도 음악과 함께 기쁨을 만끽한다. 

프로 3년차 내야수 양석환은 “승리 후 라커룸에 가면 히메네스가 일단 음악을 튼다. 도미니카 노래부터 케이팝까지 장르는 다양하다. 작년에는 몇몇 선수만 히메네스와 함께 음악에 맞춰 환호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선수들이 흥겹게 승리를 즐긴다”며 “제국이형이 주장이 되고 나서 변한 부분이다. 제국이형이 ‘즐길 때는 절대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즐겨라’고 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서 어린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양석환은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홈런을 친 후 류제국을 가격(?)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류제국과 함께 토종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우규민도 “제국이형이 팀 분위기를 정말 좋게 만들어준다. 우리 팀이 고전할 때에도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위축되지 않도록 분위기는 좋게 유지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상승세도 타는 것 같다. 제국이형이 주장으로서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류제국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연차에 따라 다르게 적용됐던 규율도 완화됐다. 마무리투수 임정우는 “제국이형이 주장이 되고 나서, 연차와 관계없이 불펜투수들 모두 자신의 루틴에 따라 불펜이나 덕아웃에 가면 된다. 1회부터 아무 것도 안 하면서 벤치에만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 누구든 자신 만의 루틴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보통 마무리투수는 경기 중반까지는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다가 6회 이후에 불펜에서 대기한다. 

류제국은 이렇게 팀 분위기를 바꾸려는 이유에 대해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있을 때 유명한 베테랑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렉 매덕스부터 데릭 리, 케리 우드, 카를로스 잠브라노 등 쟁쟁한 선배들 천지였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항상 어린 선수들을 잘 챙겨줬다. 당시 선배들이 ‘우리는 너희가 앞으로 더 편하게 야구하고, 야구를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우리가 할 일이다’고 했었다. 당시 그 말을 듣고 정말 멋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류제국은 “처음 LG에 왔을 때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서 놀랐다. 당시 LG는 내가 고등학교를 다녔을 때의 분위기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주장이 되면 미국처럼 항상 즐겁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선수들에게는 항상 웃자고 하고 있다. 밝은 자세로 경기에 임하면서 긍정적으로 야구하자고 한다. 웃음을 줄 수 있는 선수는 누구든 좋다. 누구든 나서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젊은 선수들이 새로운 분위기를 잘 따라와 주고 있고, 다행히 최근 성적도 잘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류제국은 스프링캠프에서 기량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을 강조했었다. 당시 류제국은 “나부터 잘 해야 후배들과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류제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히는 2016년을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제국은 현재 팀 내 최다승인 9승을 기록, 2013시즌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을 눈앞에 뒀다. 특히 LG가 5월 6연승, 8월 9연승을 달렸을 때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연승을 이었다. 지난 26일 고척 넥센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활약, 25일 허프의 호투의 이어받아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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