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지키는 학생들 "우리나라 정부가 아닌 것 같아요"

CBS 시사자키 제작팀 입력 2016. 8. 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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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준다고 상처를 씻을 수 있나? 무기한 농성하겠다"

- 12월 30일부터 매일 농성 중
- 소녀상 대신 일본대사관 지키는 경찰들
- 소녀상 옆, 역사의 한 자리 지키는 것
- 시민들 응원 고마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26일 (금)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선희 학생 (희망나비 소녀상 지킴이)

◇ 정관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할머니들은 거부합니다만 한일 양국 정부는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일본이 10억엔을 출연하기로 했고 ‘생존자에게 1억, 사망자에게 2천만원 분할지급한다’ 이런 방침까지 나왔고. 그러면서 또 오늘 정부는 이 피해자 지원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소녀상 철거 이전 관련돼서 관련단체와 협의할 방침을 내비쳐서 또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우리 학생들 좀 연결해보고요. ‘이 소녀상 공공조형물로 지정하자’ 이렇게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까지 차례로 만납니다. 먼저 현장에서 소녀상을 지키고 있죠. 희망나비 소녀상 지킴이 이선희 학생부터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이선희> 네.

◇ 정관용> 어젯밤도 거기에서 잤어요?

◆ 이선희> 아니요. 저는 오늘 아침 9시에 교대를 한 학생이에요.

◇ 정관용> 언제부터 거기서 있기 시작했어요, 우리 이선희 학생은?

◆ 이선희> 저는 12월 30일부터 대학생들이 농성을 하기 시작했는데 첫날에는 못 있었고 조금 진행된 이후에 한 번씩 들리기 시작하면서 자주 오게 됐던 것 같아요.

◇ 정관용> 12월 30일부터 오늘까지 지금 하루도 빠짐없이 학생들이 교대로 계속 있는 거죠?

◆ 이선희> 네, 그렇죠.

◇ 정관용> 밤에도 있고.

◆ 이선희> 네.

◇ 정관용> 그 추운 날에도 또 최근 폭염에도?

◆ 이선희> 네, 그렇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과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 (사진=김광일 기자)

◇ 정관용> 아. 하루에 몇 명쯤 있어요?

◆ 이선희> 보통 많게는 10명 정도 있고 밤에는 그렇고 낮에는 보통 두세 명씩 있는데 거의 한 명 있을 때도 있어요.

◇ 정관용> 좀 무섭거나 그러지 않아요?

◆ 이선희> 지나다니는 분들이 거의 시민 분들이신데 그래도 시민 분들은 무섭지 않죠. 그런데 경찰들이 저희를 지키려고 있는 게 아니고 일본대사관을 지키려고 있는 거니까 저 사람들이 우리를 보호하려고 있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는 있어요.

◇ 정관용> 지나가는 시민들은 많이 응원해줍니까?

◆ 이선희>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중간에 망치테러 사건도 있었고 그런 게 좀 겁나거나 무섭지는 않아요?

◆ 이선희> 저는 그 자리에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그게 소녀상이 아니라 만약에 그게 사람한테 갔었다면 정말 큰 치명타를 입었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이선희> 그런데 그게 바로 앞에 경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잡지 않았거든요. 거기 있던 사람이 그만해라 하면서 저지를 해서 수사하라고 넘긴 것이었는데 경찰은 처음에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어요. 저희가 다 잡고 나서야 와서 수사하는 척을 했어요.

◇ 정관용> 네. 추운 날 또 더운 날인데도 거기를 내가 가야 되겠다, 이런 생각. 어떤 마음입니까?

◆ 이선희> 저는 이렇게 소녀상에서 옆에 있는 게 그냥 있는 게 아니고 역사의 한 자리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녀상은 2001년도에 세워졌는데 지금 16년이니까 15년 정도가 흐른 거잖아요. 어쨌든 15년이든 몇 년이든 그렇게 역사가 흘러온 건데 그런 역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대학생들한테 다 이어진 게 아닐까 생각해요. 저도 그렇고. 저는 역사를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잊히지 않고 지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소녀상 옆을 지키는 건 역사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해요.

◇ 정관용> 솔직히 좀 힘들고 또 가기 귀찮고 그런 마음도 한 켠에 있죠?

◆ 이선희> 가끔씩 일어나기 힘들 때는 있는데.

◇ 정관용>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때.

◆ 이선희>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런데 갈 때마다 같이 하는 대학생들이 있고 그리고 시민 분들도 가면서 막 응원해 주시고 그런 것 보면 오히려 힘을 받으니까 그런 거에 있어서는 가게 되고 싶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우리 할머니들은 거부하고 있습니다만 일본 정부는 10억엔 거출금이라는 이름으로 내겠다 하고 생존하신 분께 1억 또 돌아가신 분께는 2천만원 분할지급하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그러면서 정부는 ‘적정한 시점이 되면 소녀상을 철거, 이전 관련돼서도 관련단체랑 협의하겠다’ 이렇게 방침을 밝히는 것 어떻게 생각해요?

◆ 이선희> 저는 일단 10억엔이든 몇 억엔이든 저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돼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이건 지금까지 할머니들이 외쳐 오신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에 대한 그런 요구를 무시하는 합의가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돈은 어쨌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거든요. 그렇게 돈을 준다고 해도 할머니 상처를 씻을 수 있냐? 아니거든요. 자꾸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돈에 빠진 사람들이나 그렇게 하면 될 것이지 왜 그 잣대를 할머니들과의 문제에서 그렇게 들이대느냐. 이게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소녀상 철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어떻다고 생각합니까?

◆ 이선희> 정말 매국적이고 우리나라 정부는 아닌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 정부가 아니면 어디 정부예요?

◆ 이선희> 그러게요. 자꾸 우리나라 정부라고 말은 하는데 일본 정부인 것처럼 말을 하니까 정말 일본 정부인 것 같아서요. (웃음)

◇ 정관용> 참. 학생들은 언제까지 거기 계속 있을 겁니까?

◆ 이선희>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철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릴 때까지는 여기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참 고맙고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 이선희> 아닙니다.

◇ 정관용> 학생 고맙습니다.

◆ 이선희>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소녀상 지킴이 이선희 학생이었고요.

[CBS 시사자키 제작팀] wo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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