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 사람 접촉 금지령..경계심 최고조

김학재 2016. 8. 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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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몽골에서 외화벌이 일꾼으로 나선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실상을 알아보는 연속 기획보도입니다.

오늘(26일)은 마지막 순서로 최근 해외 파견자들의 탈북이 속출하면서 감시와 통제가 한층 강화되고, 남한 사람 접촉 금지령까지 내려진 현지 모습을 전합니다.

김학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에 있는 한방병원.

북한-몽골 합작병원입니다.

고열과 복통 때문에 진료를 받으러 들어가자 몽골 직원이 어디에서 왔냐며 국적부터 물어봅니다.

<녹취>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남한에서 왔어요."

남한 사람이라고 하자 증상은 안 물어보고 자리를 뜹니다.

잠시 후 돌아와서는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병원 여직원 : "어쩌지... 진료를 못 해 드린답니다. 사람이 많아서..."

다시 한번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를 간청하자 이번에는 북한 의사가 나타납니다.

<녹취> "어디서 왔어요? (서울이요.) 네? (서울에서요.)"

서울에서 왔다고 하자 대놓고 진료를 거부합니다.

상부에서 문제를 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북한 한의사 : "한국 사람들은 우리가 접수를 안해요. 인간이니까 사람 치료하는 건 기본인데 이런 저런 해서 제기되는 것이 많아서 한국 사람들은 접수를 안합니다."

현지 몽골 사람에게는 딴판입니다.

몽골 현지인에게 북한 의사는 군말없이 진료를 해주고 약까지 줍니다.

이곳 몽골에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와 간부의 수는 2,000여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북한 병원은 물론 일반 매장이나 건설현장에서까지 남한 사람들과의 접촉은 극도로 피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이 근무하는 한 매장을 찾았습니다.

상품설명을 한국어로 듣기 위해 북한 직원을 불러 달라고 했지만 남한 사람임을 알고 거부합니다.

캐시미어 공장의 북한 여공도 남한 사람인 것을 확인하자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듯 자리를 피합니다.

<녹취> "(○○○이라고 북한 사람이 여기 일한다는데 혹시 모르겠나요?) 모르겠습니다. (아 그러세요?)"

몽골 북한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종업원들은 남한 손님들을 받긴 받지만 식사하는 내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합니다.

말을 걸어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러더니 지배인의 지시로 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녹취> 여종업원: "(누가 많이 와요? 남조선사람들 많이 와요?) 남조선 사람들과는 뭐 저보고 말하지 말라고 해서..."

휴대전화로 기념촬영이라도 하려하면 다가와서 손으로 막아버립니다.

최근 탈북사태로 상호 감시와 통제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녹취> 윤여상(북한인권센터 소장) : "(작업장이) 창살없는 감옥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창살을 가진 감옥과 같은 거죠."

잇따른 망명과 탈북 이어지는 대대적 검열 속에 해외에서 남한 사람들과의 접촉 자체를 극도로 제한하면서 북한은 더욱 고립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 몽골로 간 북한…노예처럼 외화벌이 ▼

<앵커 멘트>

이번에는 몽골 현지를 취재한 북한부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김학재 기자! 이번에 몽골 현지에서 북한 노동자의 인권 침해 실태를 생생하게 보여줬는데 가장 인상적인 취재는 어떤 거였나요?

<답변>
건설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상이 기억에 남는데요,

영양 실조와 병마에 시달리며 노예처럼 일해도 한달에 고작 1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질문>
일반 노동자와 간부들의 생활수준이 많이 달랐다고요?

<답변>
네,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북한 간부들은 좋은 아파트에서 자유롭고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들과 당에 대한 원망, 그리고 고향과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많이 느낄수 있었습니다.

<질문>
북한 노동자들이 충성자금 압박에 많이 시달린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나요?

<답변>
식당이나 자수 가게에서 하나라도 더 팔아 보려는 북한 여성들의 모습이 매우 처절했는데요,

심지어는 사채를 써서 이 충성자금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며 살고 있는데도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앞세우는 북한 당국의 통제에 눌려 모든 것을 견디는 모습 때문에 취재기간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김학재기자 (windo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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