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하루 만에 바뀐 계절, 폭염이 던진 경고는?

이정신 입력 2016. 8. 26. 20:35 수정 2016. 8. 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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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매미울음은 여전하지만, 들리시나요 바람 소리?

올여름 지긋지긋했던 폭염, 언제 그랬냐는 듯 오늘 싹 사라졌죠?

이제 좀 살만하다 싶겠지만, 해도 너무했던 올여름 찜통더위, 단지 올해로 끝날 일일까요?

이번 폭염이 던진 경고와 과제를 이정신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5도 오늘 아침 서울의 선선한 기운은 두 달만입니다.

밤새 내린 비도 비지만, 북쪽 한기가 한반도로 쑥 내려오면서 하루 만에 계절을 건너뛴 듯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한소연]
"이렇게 갑자기 추워질 줄을 생각을 못했는데 좀 놀랐어요."

사실 오늘 서울 낮기온은 평년 수준이었는데도 더욱 서늘하게 느껴진 건, 올여름, 특히 8월 폭염이 극심했기 때문입니다.

8월1일부터 어제까지 서울 평균기온은, 100여 년 관측 사상 최고치였습니다.

평년보다 3.5도나 높았습니다.

서울 열대야 일수 역대 1위, 폭염 일수 역대 3위.

역대 최악의 8월 폭염에 온열 환자는 2천 명을 넘어섰고, 17명이 숨졌습니다.

가축 420만, 양식장 물고기 3백만 마리가 폐사해 180억 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애초 기상청 예측을 벗어난 기상이변이었습니다.

여름마다 나타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빠른 확장까지는 기상청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동쪽 베링해에서 편서풍 흐름을 막는 장벽 기단이 여름 내내 지속됐고, 특히 서쪽 중국에서 이름도 생소한 열적 고기압이 전례 없이 발달한 건,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번번이 빗나간 장마 예보도, 수차례 연기된 폭염 종료예측도 이 때문입니다.

[김현경 기후예측과장/기상청]
"자기반성부터 하고 시작을 하겠습니다. 이례적인 케이스였고, 이것을 저희가 미리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베링해 장벽 기단은 급속한 북극 해빙과 관련돼 있고, 이례적인 중국 열적 고기압은 중국 북부의 봄철 눈이 빨리 녹아 햇볕 가열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아니면 설명되기 어려운 현상들입니다.

[김백민 박사/극지연구소]
"한반도 폭염이 가중된 것은 분명히 북극해빙 감소라든가 적설 면적 급감과 같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현상하고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온난화가 계속되는 한, 한반도에도 올여름보다 더한 폭염과 가뭄, 아니면 반대로 폭우 같은 기상이변이 증가할 거란 전망엔 이견이 없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장기 대책과는 별도로, 당장엔, 과거 기상 현상을 토대로 예보하는 현 기상 예측 시스템을, 변화하는 기후에 맞게 개선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손병주 서울대 교수/한국기상학회 회장]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굉장히 다양한 일기 형태가 극심한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구태를 좀 깨고 새로운 틀을 갖다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작에 예고됐지만 걱정만 해온 기후 변화.

그 최전선에 있는 기상청 예보부터 달라져야 재난대응도 기후적응도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신입니다.

이정신기자 (geist1@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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