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깊은 뉴스]'가짜 인생'에 빠진 사람들

입력 2016. 8.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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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와 신정아는 거짓으로 남의 인생을 살았는데요. SNS 상에서 남의 인생은 물론, 친구까지 훔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명에 10원 씩 받고, 타인 수만명을 친구로 둔갑시켜주는
업체까지 생겼습니다.

서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화 속 주인공은 약혼녀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혼란스럽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칭한 여주인공. 이름, 친구, 가족 모두 '가짜'였습니다.

리플리 증후군. 자신이 만든 가짜 세계를 진짜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말합니다.

[서상희 기자]
"최근에는 SNS 공간에서도 사이버 리플리 증후군이 번지고 있습니다.

실제 현실의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일상을 통째로 도용해 가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겁니다."

10만 명이 넘는 SNS 친구를 보유한 SNS 스타 A씨. 그런데 A 씨가 올린 사진 대부분이 가짜였습니다.

자신이 미술 교사라며 물감 묻은 손 사진을 올렸지만, 한 미술 전공자가 SNS 계정에 올린 사진을 가져온 겁니다.

치킨을 먹는 사진, 자신이 만들었다는 인형 사진도 모두 다른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소중한 친구라며 올린 사진은 생판 모르는 남의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도용 피해자]
"그냥 일상적인 사진들을 시작해서 다른 사람 생활을 훔쳐간다는 느낌이 들었죠."

무단 도용 논란이 커지면서 A 씨의 거짓말을 폭로하는 SNS 계정까지 생겨났습니다.

[폭로 계정 운영자]
"명백한 절도죄 사기죄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모델 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B 씨.

지난 2월 자신의 사진을 도용해 SNS에서 가짜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의 계정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 도용 피해자]
"부러워서 그랬다는 거예요. 부러워서 불행하게 만들려고 경찰서 신고해도 (범인을) 찾기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최명기 / 정신과 전문의]
"범죄라는 인식을 못 해요 들키지 않는 한 계속하면서 심리적 보상을 얻어내는거예요. "

[서상희 기자]
"단기간에 SNS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는 컨설팅 업체도 생겨났습니다." 30만 원을 내면 48시간 안에 3만 명의 SNS 친구를 만들어 준다는데, 모두 생전 처음 보는 '남'입니다.

[업체 관계자]
"이틀 안으로 다 완료되는 거예요. 고객님이 원하시는 계정에… "

SNS에 올릴 사진들을 꾸미는 방법만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직업도 생겼습니다..

[SNS 컨설팅 관계자]
"엄청 많이 한 거예요. SNS 스타가 됐어요. 저한테 배우다가 모델 쪽으로 캐스팅됐어요.

[최명기 / 정신과 전문의]
"사람들은 나의 존재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주게 되는 거죠. SNS 수가 늘어나면 상업적인 이익과 관계가 되는 것이거든요.

외모와 물질에 열광하는 지금의 세태도 가짜 인생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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