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지진 피해지역, 이틀새 여진 500여차례 발생

오애리 입력 2016. 8. 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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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트리체=이탈리아 소방청·AP/뉴시스】이탈리아 중부 산악마을 아마트리체가 24일(현지시간) 강진으로 인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건물 대다수가 무너져 폐허로 변해있다. 항공사진은 이탈리아 소방청이 AP통신에 제공한 것이다. 2016.08.24

【아마트리체=AP/뉴시스】오애리 기자 = 규모 6.2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중부 지역에서 26일 오전 6시 28분(현지시간)쯤 규모 4.7의 강력한 여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날 여진을 규모 4.7로, 이탈리아 국립지질화산연구소는 규모 4.8로 밝혔다. AP통신은 24일 밤과 25일 새벽 사이에만 십여차례의 약한 여진이 이어졌고, 이후 1시간새 9차례나 더 여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오전 3시 36분 이후 이틀간 발생한 여진은 최소 500차례가 넘는다. 일부 여진은 규모 5.1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력한 여진이 이어지면서, 피해 지역에서는 그나마 남아있던 건물들이 추가로 붕괴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25일 현재 최소 250명으로 집계됐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25일 지진 피해지역을 복구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예비긴급자금 5000만 유로(약 630억원)의 지출을 허가하고 피해지 주민의 세금감면을 지시했다.

렌치 총리는 또한 전국에 부실 건물이 난립하게 되는 건설공사기준에 대한 만성적 비판을 해결하기 위해 ‘이탈리아 홈’이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강진피해 구제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 내 건물 전체를 내진설계로 짓는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며 "사실 중세시대 때 조성된 도시의 경우 이번과 같은 재해를 예방하기 어렵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탈리아에서 내진 설계기준에 따른 건축이 미미한 수준인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전문가들의 지적을 인용해, 유럽에서 가장 지진이 잦은 나라로 꼽히는 이탈리아에서 내진설계기준을 따른 건축물이 전체의 30%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즉 이탈리아 대다수 건물이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건물을 개보수할 때는 물론 새 건물을 지을 때도 내진설계기준을 무시하는게 관례가 되다시피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최악의 피해를 입은 아마트리체에서는 13세기에 세워진 시계탑이 비록 시계 바늘이 멈추기는 했지만 건재한 반면 2012년에 개보수한 로몰로 카프라니카 학교건물을 힘없이 무너졌다.

칼럼니스트 세르지오 리조는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난 40여년동안 최소 8차례의 강진을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교훈을 전혀 얻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지난 2009년 300여명이 숨진 라퀼라 강진 이후 이탈리아 정부는 지진 예방을 위해 7년간 9억6500만 유로(약 1조2195억)의 예산을 지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예산은 내진 건물과 도로를 교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비판하고 있다.

이탈리아 건축위원회의 다리오 나니 역시 " 지진지역 한 가운데 있는데도 (이탈리아는)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건물을 고칠 때 내진설계기준에 맞추는데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데도, 기준에 맞추는 건물이 20%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 목재 대신 콘트리트를 사용하게 되면 지진이 일어났을 때 콘트리트 빔이 마치 망치처럼 기둥을 치게 된다"며 "바로 그런 이유때문에 이번에 그토록 많은 건물들이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NN도 이탈리아 산악도시들이 지진에 유난히 취약한 이유에 대해, 상주인구가 대폭 감소하면서 건축물의 내진보강에 투자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즉 거주민이 많지 않고 관광시즌에만 사람이 북적이다 보니 건물의 내진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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