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의 나라에 산다는 것은?..지진다발 선진국가의 지진 대처법

입력 2016. 8. 2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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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1703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기자 실리바 마르셰티는 CNN에 25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당국 자료를 통해 이탈리아 중부의 라치오ㆍ레마르케ㆍ움브리아 주를 걸친 지역에서 약 300년 전인 1703년 1월,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오래전부터 지진에 대한 기록을 보관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지진 주기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보다 이탈리아 국립지질화산연구소를 찾는 학자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같은 방대한 자료를 활용하지 않은 이탈리아 당국은 오늘날의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 현재 이탈리아 지진으로 발생한 사망자는 최소 250명에 달한다. 실종자 수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그래픽=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 반복된 훈련과 내진설계의 전제는 ‘예산’…이탈리아, 재난 속 ‘빈익빈 부익부’ 그대로 드러나

이번 이탈리아 지진피해의 가장 큰 문제는 이탈리아 도시민들도 산악지역인데다 번화가가 아니어서 내진설계 및 지진 대비를 위한 적정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다. 마르셰티는 “관광도시를 제외한 다른 농촌지역에는 재난방재예산이 적절히 투입되지 않았다”라며 “지진은 예측된 것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미숙한 지진 대응은 2009년 이탈리아 정부의 행보를 봐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라 퀼라 지진이 발생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아 해외 긴급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대신 이탈리아 내 구호단체들의 장기적인 복구작업으로 라 퀼라 지역경제를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의 피해는 장기적이다. 당장의 구조도 문제지만 이후 건물이 붕괴한 자리에 내진설계가 강화된 건물을 건축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로베르토 사비아노 기자를 비롯한 이탈리아 기자들은 “지진 피해지역들은 마피아 자본의 손에 들어갔다”라며 범죄율이 급증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총리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6개월 안에 도시경제를 복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재난 피해 방지 및 복구 예산으로 매년 28~30조 엔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한다. 이중 76% 가량은 재난 방지에 사용되고 나머지 24~25%가 재난 복구에 사용된다. 현재 강진 피해지역인 구마모토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편성된 예산은 7780억 엔(약 8조 원)이다. 후쿠시마의 경우 3조 엔(약 32조 원)을 투입했다.

자율경제 논리를 떠나 재난은 공공재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가 아닌 시장에 재난관리의 책임을 전가한 탓에 이번 지진이 발생한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에서는 현재까지 실종자 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 ‘10초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美ㆍ日ㆍ伊의 재난알람

지진 피해를 막기 위해 각 정부가 가장 먼저 구축한 것은 바로 ‘알람체계’다. 일본, 이탈리아, 미국 등 지진다발국가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10~15초 전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지진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적인 투자(R&D)를 벌이고 있다. 예고없는 피해를 100%로 봤을 때 예고가 얼마나 빨랐느냐에 따라 사상자가 5%~20%로 크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지진관측 후 5~10초 내에 지진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은 지진 발생 직후 3~10초 안에 지진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의무로 하며, 80초 안에 건물 내부에서 대피하도록 하는 통신체계를 확보하고 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터, 스마트폰의 알람 및 문자, 그리고 방송서비스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대피소식을 전한다. 이탈리아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진발발 평균 10초 안에 알람을 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시각 24일 새벽 3시 36분경 이탈리아 중부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자동차를 내비게이터를 중심으로 지진경보가 울려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이탈리아 당국도 지진 관측 후 20~40초 만에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강태다. 현재 미 지질조사국(USGS)는 UC 버클리 대학 등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들과 연계해 지진조기경보 알람 시스템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300년 간의 지진기록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를 토대로 지진취약지역의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1997년 아시시 지역에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성프란치스코 성당과 내부 벽화가 크게 파손됐다. 당시 건물 내구력을 강화하기 위한 철근 콘크리트의 무게 때문에 붕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이후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안하는게 낫다는 결론이 내려진 채 10년이 지났다.

munjae@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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