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최후의 날' 머지않아.."유가 회복 無소용"

황윤정 기자 2016. 8. 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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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10%..물가상승률 700%"
베네수엘라.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베네수엘라 최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4개월간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며 베네수엘라는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는 10%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물가상승률은 700%라는 살인적인 수치를 나타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1000%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했던 국제유가는 현재 50달러를 밑도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 경제도 나락으로 떨어져 국민들은 전기는 물론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쉽게 구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올라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이 회복된다해도 경제난과 정치 혼란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한다.

◇ 유가 회복돼도 경제 정상화 '요원'

시장조사업체인 소게피그룹의 루이스 콜라산테 이사는 25일(현지시간) 석유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에 게재한 ‘베네수엘라 종말의 날은 필연적인가’ 제하의 기고를 통해 “올해 많은 석유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둔화되며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문제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6%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유가 추락에 너무나 취약한 구조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사이펨은 올해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시추공수의 89%에서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슐럼버거와 핼리버튼 등 다른 기업들도 베네수엘라로부터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생산 활동을 중지한 바 있다. 콜라산테 이사는 “석유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향후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원유 시추공수는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베네수엘라국영석유회사(PDVSA)의 부채는 30억달러 수준에서 430억달러 규모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PDVSA는 채권자들에게 단기 채권을 장기 채권으로 바꿔주거나 출자전환에 응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의 석유장관인 에울로히오 델 피노는 “PDVSA가 웨더포드, 핼리버튼 등과 재무적 협상을 진행 중이며 슐럼버거와도 유사한 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회복된다 해도 베네수엘라 경제가 매우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어 수혜를 받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PDVSA가 증산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생산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현금이 없는 것은 물론 부채 상환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 잘못된 정책…파국 몰고 올 '경제학의 그리스도'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민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부채 상환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정부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폴트가 발생하면 베네수엘라 국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확대되고 신규 자금 조달 협상에 더욱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염려다.

시장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임명한 경제 고문에 대한 우려감도 짙은 상황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스페인 출신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교수인 알프레도 세라노 교수를 깊이 신뢰하며 “베네수엘라 경제를 구원할 경제학의 예수 그리스도”라고 믿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세라노 교수는 식료품 공급 등 경제 전반에 대해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베네수엘라의 경기 침체를 더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정부 관계자도 “민간부문과 협력을 통해 개혁을 추진하려는 시도가 세라노에 의해 다 막히고 있다”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이에 콜라산테 이사는 베네수엘라가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베네수엘라가 과거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 대규모 개혁을 추진해 경제를 정상 궤도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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