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명 사망 vs 부상자 '0'.. '내진설계'가 운명 가른 두 도시

김석 기자 2016. 8. 26. 11: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탈리아 아마트리체 주민들이 25일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서 쉬고 있다. 24일 새벽 3시36분 발생한 진도 6.2의 강진으로 최소 241명이 사망했으며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AP연합뉴스

- 伊지진 피해 확산…241명 숨져



진앙서 거리 20㎞ 아마트리체

폐허로 변해… 희생 더 커질 듯



17㎞떨어진 노르차 건물 ‘멀쩡’

지진 대비 보강으로 피해 줄여

규모 6.2의 강진이 휩쓸고 간 이탈리아 중부 지역의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인근 지역 중 희생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는 등 피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진앙에서 20㎞ 정도 떨어진 아마트리체는 사망자만 2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반면 비슷한 거리에 있는 노르차는 부상자가 아직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도시의 명암은 건물의 내진 설계 여부가 갈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5일 로이터 통신과 더 로컬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강진 피해는 아펜니노 산맥 근처에 있는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 레 마르케주 아르쿠아타 델 트론토 등에 집중됐다.

특히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241명 중 190명이 진앙에서 가까웠던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에서 발견됐다. 이 가운데서도 진앙에서 남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아마트리체의 피해가 가장 커서 도심은 폐허로 변했다. 또 실종된 사람이 많아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세르지오 피로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마을 자체가 사라져버렸다”며 “주민이 2500명이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찾아온 여행객이 많아 희생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진앙에서 북서쪽 17㎞ 떨어진 노르차는 지진 피해 희생자가 없었다고 더 로컬은 보도했다. 노르차도 지진으로 인해 일부 건물이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대부분 건물이 무사한 상태이며 4900명 주민 중에서 아직 한 명의 부상자도 신고되지 않았다.

진앙에서 비슷한 거리에 있었음에도 두 도시의 피해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것은 내진 설계 유무 차이 때문이었다. 노르차는 1979년과 1997년 두 차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뒤 도시를 재건하면서 주요 건물에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 이 덕분에 이번 강진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마트리체와 같이 역사가 오래된 도시의 경우 건물 대부분에 내진 설계가 적용되어 있지 않다. 지진에 대비한 보강 작업도 이탈리아 정부가 문화유산 보호를 이유로 도시 현대화를 법률로 제한한 데다 예산 마련도 어려워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탈리아 반도는 아프리카 판과 유라시아 판이 만나는 지점으로 유럽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지역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소설 서유기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