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②]이수근 "그 사건, 차태현·김종민에게 특히 미안"

김진석 2016. 8. 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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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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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申)내림을 받았다. 예능신내림.

JTBC '아는형님' tvN '신서유기' 등 출연하는 곳마다 신들린 입담으로 유행어를 만들어내는 이수근(41).

2013년 11월 불법도박혐의로 모든 방송서 하차하고 18개월간 자숙한 뒤 지난해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수근이 이제야 제 컨디션을 찾은 모양이다. '흥행 PD' 나영석·'1박 2일' 원년 멤버들인 강호동·이승기·은지원 등과 '신서유기'에 출연할 때마다 '당장 하차시켜라'는 비난도 많았다. 그 비난은 오래 갔다. 맡는 프로그램마다 '이수근을 출연시키지 말아달라'는 반응이 쇄도했다.

당연히 그의 고민도 깊었다. "욕 먹어 마땅하죠. 그럼에도 복귀하고 싶었던 건 웃음을 주고 싶어서였어요. '웃음도 됐으니 나오지마'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웃음을 주고 싶어 한 번은 용기내서 나왔어요. 용서 못 하는 것도 당연해요. 용서 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요."

이수근의 진가는 '아는 형님'에서 입증됐다. 강호동에게 깐족거리는 개그와 적재적소에 터뜨리는 애드리브는 '대박'이다. 이수근의 애드리브만 모아 놓은 영상이 따로 만들어질 정도로 화제다. 이상민을 가리키며 '현모양처(현재 모양이 처량한 사람)'라 말했고 대중이 쓰는 유행어로 번졌다.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멤버들이 잘 받아주니 웃고 까부는 거죠. 원래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이 더 중요해요. 전 듣는 걸 잘 못해 고치려 노력하고 있고요. 워낙 호흡이 좋다보니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웃음이 터지고요."

그는 친정인 KBS 2TV '개그콘서트' 걱정도 많았다. 하락세가 길어지고 있는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누구보다 안타깝다. 그래서 쓴소리도 신랄하다. "늘 잘 된 건 아니었어요. 침체기와 전성기의 교차가 있었죠. 이번엔 그 시기가 조금 길어질 뿐인데 모두가 각성하고 다시 웃음을 책임져야죠."

방송에서는 거리낌없이 웃음을 줬지만 실제로 만난 이수근은 아직까지도 조심스러워 보였다. 인터뷰 내내 '죄송하다' '다시는'이라는 단어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몸이 좋지 않아 술도 입만 가볍게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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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스스로 부담감도 컸을텐데.

"부담감보단 리액션이 부족한 걸 알아 걱정이었죠. 프로답지 않게 리액션이 부족해요. 누군가의 얘기를 들어주는게 제일 힘들어요."

-누가 리액션이 좋나요.

"다들 잘 웃어요. 모두 베스트 컨디션이에요. 호동형은 누가 얘기할 때 집중 안 하고 맥 끊는 걸 싫어해요. 맥 끊으면서 웃음을 주는 건 아니라고 얘기를 많이 해요. 많이 혼나고 배웠어요."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꼽자면요.

"보라와 리지가 나왔던 편이요. 앞으로 '아는 형님'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편집됐고 온라인에 공개됐어요. 그날 바로 해결책을 찾은 셈이에요."

-포맷이 몇 차례 바뀌었어요.

"사실 기존 기획의도를 무시하고 완전히 바꾸는 건 심폐소생술이에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도 살아남기 쉽지 않아요. 최초 의도가 제일 재미있는데 그걸 바꾼다는 건 끝난거나 마찬가지인데 '아는 형님'은 믿음이 있었어요."

-김영철 씨 하차 공약도 화제였어요.

"가장 있어야 할 사람이에요. 웃음으로는 그 형을 따라갈 사람은 없어요. 가지고 있는 개인기도 어마어마해요."

-시청률은 얼마나 더 오를까요.

"확 올라서 떨어지는 것보다 조금씩 오르는걸 즐기는게 좋아요. 확실한 건 여자 게스트를 좋아해요. 분위기가 달라지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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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하고 싶은 게스트있나요.

"(김)희철이는 걸그룹이 나오면 날아다니고 여배우 나오면 장훈형이 좋아해요. 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마동석 씨요. 지난회에 '강호동과 마동석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두고 40분동안 토론했어요. 우리는 강호동 만장일치였는데 실제로 만나면 어떨까. 또 홍보성이 아니라 예능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음 좋겠어요."

-사실 '1박 2일'때도 뒤로 갈수록 웃겼어요.

"웃음을 주고 받는 법을 나중에 깨달았어요. 그때는 '내가 하는 거 너희가 안 웃어? 그럼 나도 안 웃어줘'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어요. 코미디언인데 제일 못 웃겼어요."

-어떻게 변화했죠.

"시골서 살아왔으니깐 불 지피고 이런거 보여주고 웃음이 아닌 다른 걸로 칭찬을 듣다보니 예능감을 조금씩 보여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자숙 기간을 얘기 안 할 순 없겠네요. 복귀 결정까지 쉽지 않았을 거에요.

"대중에게 용서받은 건 아니잖아요. 재미있는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고 '이수근 감 떨어졌네'라는 소리 안 듣게 해야죠. 그런 소리 들을거면 복귀 안 하는게 나았는데 웃음 드리고 싶었고 조금의 자신이 생겼어요. '저 놈 웃기는건 잘했어'라는 소리 듣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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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동안은 어떻데 지냈나요.

"부산에 있는 윤형빈 소극장으로 갔어요. '개그콘서트' 때처럼 이익이 아닌 관객들을 웃기려고 갔어요. 감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돌아가는 건 더더욱 힘들었어요. 청소년과 만나야되는데 그 상황에 어찌 보겠어요."

-도움이 됐나요.

"위로를 받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도 있었어요. 위로 받으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괜찮아요' '힘내세요'라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결혼을 앞둔 커플이었는데 공연 끝나고 로션 하나를 내밀었어요. 얼굴이 까칠해 보인다고 꼭 바르고 다니라고요. 꼭 돌아올 날 기다리겠다고요. 결혼식 사회를 봐주고 싶었는데 그때는 제가 가는게 민폐일수도 있으니 선뜻 뭘 못 하겠더라고요. 지금이라도 다시 만나서 보답하고 싶어요."

-가족들에게 미안하겠어요.

"말로 표현 못할만큼 미안했어요. 어렵게 코미디언이 됐고 더 어렵게 대중에게 사랑 받은 건데 그걸 한 순간에 잃었죠.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주눅 든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태연한 척 많이 했죠.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 책도 눈에 안 들어와요. 특히 '1박 2일' 팀에게 미안해요.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마무리를 잘 못 했어요. 저 때문에 빛바랜 멤버도 있었죠. 특히 차태현·김종민에게 미안해요."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박세완 기자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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