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2번' 할머니 "나는 나았는데 나 때문에 미안"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8. 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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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주민>
-2번 환자, 수술 직후 면역력 약화
-어획감소, 조선 불황으로 한숨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
-거제 해양수 오염여부 확인해야
-지역폐쇄는 무리, 모니터링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거제 콜레라 환자 지인,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15년 만에 한국에서 콜레라가 발병했다는 소식 때문에 놀란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첫 번째 환자에서 그치길 바랐지만 두 번째 확진 환자가 결국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 두 환자의 공통점은 거제도에서 회를 먹었다는 점이죠. 그런데 그것뿐입니다. 먹은 회의 종류도 다르고 섭취 장소도 다르고 시간도 전혀 겹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식당에서 같은 회를 같은 시간에 먹었다면 이야기가 좀 간단해지는데. 이게 그렇지가 않다 보니 오히려 원인 찾기가 난감해진 상태입니다.

대체 어떻게 감염이 된 건가? 혹시 바닷물이 감염된 건 아닌가? 여러 가지 추론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걱정이 큰 사람들, 거제 주민들이죠. 현장 한 번 연결해 보겠습니다. 두 번째 환자가 나온 지역의 주민이세요. 익명으로 연결을 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환자지인> 네.

◇ 김현정> 그러니까 두 번째 환자인 그 70대 여성분하고 같은 동네에 사신다고요?

◆ 환자지인> 네. 우리 동네 주민입니다.

◇ 김현정> 그분은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 환자지인> 73세입니다.

◇ 김현정> 73세 여성이 삼치 회를 드셨다는 건데요. 이게 무슨 시장이나 식당에서 구입한 회가 아니라고요?

◆ 환자지인> 네. 여기는 어민들이 여름에 채낚이로 신선한 삼치를 낚아서 드시기도 하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럼 그 할머님 혼자 드신 건 아니겠네요?

◆ 환자지인> 네. 교회 교인들 12명 정도가 같이 드셨죠.

◇ 김현정> 그런데 그 중에 그 할머니 한 분만 콜레라에 걸리신 거예요?

◆ 환자지인> 네, 그렇죠.

◇ 김현정> 아무 증상이 없는데 한 분만 콜레라가 걸렸네요. 그럼 처음에는 그냥 설사 나고 이러니까 장염인줄 아셨겠어요?

◆ 환자지인> 네, 저도 식중독이라고 들었습니다. 콜레라라는 얘기를 저도 뉴스에서만 봤지요. 후진국병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삼치에서 콜레라균이 나왔다는 것도 믿기지 않고 황당합니다.

◇ 김현정> 지금 주민분들 모이면 그냥 뒤숭숭하겠어요. 뭐라고들 수군수군 하세요?

◆ 환자지인> 어제도 계속 방송국 차가 우리 주민 집 근처에 몇 대가 오니까 아침에도 제가 할머니 하고 만나고 왔는데요. 다 나아서 병원에서 퇴원해서 왔는데 너무 차가 와가지고 그러니까 할머니가 되게 미안해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 지금 콜레라 확진 환자분은 지금 상태가 괜찮아서 퇴원하셨어요?

◆ 환자지인> 네. 아침에 제가 만나고 왔습니다. 괜찮고 아무렇지도 않고 다 나아서 왔는데요. 그분이 인공관절 수술 받은 지가 얼마 안 됐거든요. 그래서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고 평소에 삼치회를 잘 안 드세요. 몸에 안 받아서요. 그런데 그날 어떻게 먹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온 거지 싶어요. 두 점을 드시고 한 점을 또 다른 분이 줘 가지고 세 점을 드셨데요.

◇ 김현정> 딱 세 점 드셨대요?

◆ 환자지인>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딱 세 점 딱 먹었는데 어떻게 이 콜레라라는건지 아직도 주민들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황당하다는 말씀이세요.

◆ 환자지인> 네.

◇ 김현정> 그나저나 거제도 여름이 이번에 많이 더웠습니까?

◆ 환자지인> 지금 바다에 온도가 많이 높아요. 그런데 수온이 높다고 콜레라균이 있다는 것도 저는 사실 안 믿깁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거제도가 관광이 중요한 사업 아닙니까? 지금 콜레라 얘기 나오면서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겠어요?

◆ 환자지인> 그렇죠. 콜레라 소식에 거제도 전방 분위기가 지금 조선경제 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인데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뉴스가 계속 나오니까 거제 여행을 계획했던 분들이 모두 예약 취소를 한다고 하고요. 어민들도 지금 당장 생선 값이 폭락해서 생계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저도 어민으로서 많은 걱정이 되죠.

◇ 김현정> 거제도 생선이다 이러면 안 팔릴까봐요? 벌써 좀 그런 기미가 보여요?

◆ 환자지인> 지금 생선이 수온이 높은 관계로 지금 잘 안 나요. 다른 생선도 지금 많이 안 나가지고 어민들이 지금 참 어렵거든요.

◇ 김현정> 여하튼 지금 초동 조치를 철저히 해서 더 이상 확산되는 걸 막는 것이 거제를 위해서도 또 전국 국민들을 위해서도 최선의 길이라 생각이 드는데요. 거제 주민으로서 정부에 하고 싶은 말, 바람 말씀해 주시겠어요?

◆ 환자지인> 아무튼 부탁드리는 거는 어려운 거제를 좀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그렇게 좀 우리 주민들의 불안감을 좀 삭여 주는 그런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환자지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두 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거제도민 한 분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다 사라진 줄 알았던 병이 대체 15년 만에 왜 다시 출몰한 건지, 또 전염성이 높다는데 이거 크게 확산되는 건 아닌지,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한림대 강님성심병원 감염내과의 이재갑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재갑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재갑>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수님, 제일 중요한 건 원인일 텐데요. 지금 두 사람이 같은 식당을 이용했다든지 아니면 같은 숙소를 이용했다든지 겹치는 경로가 있으면 ‘아, 옮았구나!’라면서 간단한 문제일 텐데요. 보니까 경로가 하나도 겹치는 게 없어요. 두 사람 다 회를 먹긴 했는데 첫 번째 분은 식당에서, 두 번째 분은 지인이 낚시로 잡은 걸 먹었어요. 그럼 도대체 이게 원인이 뭘까요?

◆ 이재갑> 일단 여러 가지 경로를 생각을 해야 될 것 같고요. 일단 이런 식으로 산발적인 환자가 발생하는 패턴이 된다면 말씀하신 대로 원인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재갑> 그래서 이것저것 좀 추적을 해야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일단 동일한 수산물이 국내 유입이 돼서 그런 건지, 현재까지 진단되지 않은 어떤 환자에 의해서 오염돼 있는 어떤 공통된 것들을 먹었는지를 더 광범위하게 지금 추적해야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지금 단계까지는 증거는 안 보이지만 해수 오염 때문에 실제로 발병했을 가능성도 연구를 철저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원인 찾기가 지금 간단치만은 않은 상황인데요. 일각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지금 거제 바닷물의 수온이 굉장히 높다고 해요. 평년보다는 6도가 높고 지금 같은 시기에 동해보다도 2도가 높은 상황인데 이 높은 수온 때문에 콜레라균이 퍼지면서 플랑크톤에서 서식을 했고 그 플랑크톤을 먹은 물고기들을 사람이 먹으면서 감염된 것 아니냐? 즉 거제의 앞바다가 지금 감염된 거 아니냐? 오염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던데요.

◆ 이재갑> 2000년도 초반에 유행상황에서도 그런 경로로 감염됐던 상황이 보고된 적이 사실 있고요. 그런데 이제 다만 질병관리본부 쪽에서 그쪽 해수에서의 콜레라 발육 상황을 계속 체크를 하고 있었는데 일단은 최근까지는 균이 나오지 않았다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바다를 체크를 하고 있어요?

◆ 이재갑> 네. 왜냐하면 비브리오 자체가 콜레라도 있고 비브리오 장염도 있고 비브리오 패혈증도 있다 보니까 바닷물에 대해서 계속 검사를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검출이 안 됐다고 그러는데요. 아마 낚시하셨던 주변의 바닷물들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검사를 계속 진행해봐야 될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래요.

◆ 이재갑> 그리고 지금은 수온이 높고 염분이 높은 상황에서는 비브리오균이 엄청 생육을 잘하는 조건이기는 하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고민하고 계속해서 추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또 하나 의문이 남는 게요. 그 회를 혼자 먹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눠 먹었대요. 교회 식구들 12명이 같이 먹었다는데 왜 이 할머니만 콜레라에 감염이 됐을까요?

◆ 이재갑> 일단 삼치가 만약에 콜레라의 주된 원인이 맞다면 가정할 수 있는 것이 환자분의 상태에 따라 또는 먹었던 콜레라균의 양 수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 수도 있고요. 아까 동네 주민의 얘기를 들어보면 고관절 수술을 받으셨다고 그랬는데 그렇게 되면 진통제 처방이 많고 제산제 처방이 많아지거든요. 제산제가 있으면 콜레라균이 덜 죽습니다, 위 안에서요.

◇ 김현정> 그럴 수가 있군요.

◆ 이재갑> 그렇기 때문에 제산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또 콜레라에 더 잘 걸릴 수 있는 상황도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도 같은 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더라도 발병 정도가 차이가 날 수 있고요. 그리고 지금 이번에 분리된 엘토르 형 같은 경우도 워낙에 무증상 감염자도 상당히 많을 수 그런 상태거든요.

◇ 김현정> 무증상도 많을 수 있어요.

◆ 이재갑> 증상이 좀 가벼울 수도 있는 그런 형태여서요, 독소 형태여서. 아마도 그런 것들이 영향을 줬을 수 있을 것 같고. 만약에 삼치가 원인이 아니라고 한다면 사실 다른 곳에서 감염되셨을 수도 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음식물이나 식수나 이런 부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중요한 건 어쨌든 몸 상태에 따라서 똑같이 먹어도 누구는 걸릴 수 있고 누구는 버티고 무증상으로 나을 수도 있고 이렇다는 얘기에요?

◆ 이재갑> 맞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분명한 건 둘 다 거제에서 감염이 됐다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거제의 바닷물이든 식수든 음식이든 뭔가가 오염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는 건가요?

◆ 이재갑>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집단 감염으로 확산되는 건 아니냐? 이런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세요?

◆ 이재갑> 지금 앞으로의 1, 2주 정도의 발병상황이 아마 그런 걸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은데요. 일단 산발적 발생이고 또 콜레라의 특성상 원래 한번 발생하면 집단적으로 20~30명이랑 같이 발병을 하는데 그런 패턴으로 발생은 하고 있지는 않아서 일단은 아주 광범위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좀 떨어져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산발적으로 계속 발생되는 환자들이 있고 또 그중에서 일부 병원에서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회복된 환자들을 통해서 또 다른 감염자들이 발생하거나, 아니면 공통 음식이라든지 식수원 같은 게 오염이 되게 되면 집단발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빨리 감염 루트를 찾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고 시급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빨리 원인 찾는 게 중요하군요. 그곳을 차단하는 것이요. 일각에서는 집단감염, 그리고 육지까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지역 폐쇄까지 고려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전문가들 소리도 나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재갑> 수인성 감염 질환의 특징은 주로 지역에 국한된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로 인해서 전파되기 때문에요. 지역을 막는다고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고요. 메르스나 호흡기 감염질환하고 특성이 좀 다르기 때문에요. 다만 광범위 발생현황이 발견되지 않은 곳에는 빨리 모니터링하고, 철저하게 원인을 찾고 바로 원인만 제거하면 바로 유행이 잦아들기 때문에요.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청취자 질문 들어옵니다마는 사실 관계를 짧게 한 두 가지만 확인해 주세요. ‘전파력이 상당히 강하다’ 이건 맞습니까?

◆ 이재갑> 이거는 엘토르 형 자체는 전파력들이 강하지 않고요. 또 사람 간 전파가 흔하지 않거든요.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주로 전파되는 패턴입니다.

◇ 김현정> ‘치료만 잘 받으면 쉽게 낫는다’ 맞습니까?

◆ 이재갑> 맞습니다. 의료기술이 발달된 우리나라에서는 치사율이 1% 미만인데요. 치료만 잘하더라도 잘 도울 수 있고요. 엘토르 형 자체가 심각한 형태로 발병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음식물 익혀먹고 물 끓여먹고 이러면 균이 있더라도 다 죽는다.’ 이것도 맞나요?

◆ 이재갑> 맞기는 맞는데 독소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일부 발병은 할 수 있는데 균 자체가 사멸하기 때문에 독소의 양이 극대화 되지 않기 때문에요. 말씀하신 대로 끓여먹으면 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확인하죠. 고맙습니다, 교수님.

◆ 이재갑>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림대 이재갑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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