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무기력한 이유는 '남이 바라는 나'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방윤영 기자 2016. 8. 2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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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따끈따끈 새책]'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사진=나무생각 제공

현대인에게 "넌 누구니?"라고 질문하면 "난 회사원이야", "난 두 아이의 아빠야"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는 현대인이 인간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서 특정한 기능을 담당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인간의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지적한다. 바로 무력감에 빠진 상태다.

현대인은 기계처럼 일하길 원하는 시대의 인간상을 받아들였다. 현대인은 자신이 원하는 것, 고유의 생각, 자신의 감정을 알면 의지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모른다. 익명의 권위에 의지하며 외부의 기대에 따라 만들어진 자아를 받아들인 이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기력감을 느낀다.

프롬에 따르면 현대인은 자신을 시장에 배치된 사물로 느낀다. 우리의 목표는 시장에서 이윤을 남기고 자신을 판매하는 것이다. 자존감은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역할에서 나온다.

자기를 투자해 이윤을 내지 못한 사람은 패자라는 느낌을 가진다. 현대인의 가치는 외부 요인들, 즉 그의 가치를 상품의 가치처럼 결정하는 변덕스러운 시장의 판단에 좌우된다. 시장에서 이윤을 내며 팔리지 못한 모든 상품이 그러하듯 현대인 역시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그는 "현대의 인격은 가장 원시적인 문화에서조차 인간의 특징으로 꼽히던 존엄성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밖에 없다. 스스로가 유일한 존재라는 느낌을 거의 상실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인간 본질을 바라보는 전통적 시각을 새롭게 고민하기가 지금보다 어려울 때가 없었으며 지금보다 시급한 때도 없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대인들에게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진짜 삶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걸음은 자아를 찾는 것이다. 자아감은 스스로를 나의 경험, 나의 사고, 나의 감정, 나의 결정, 나의 판단, 나의 행위의 주체로 느끼는 데에서 탄생한다.

책은 현대인이 진짜 삶을 살지 못해 무력감과 고독에 빠지게 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자아, 즉 진짜 삶을 되찾을 방법을 다루고 있다. 프롬이 1930년대부터 쓴 강연록, 논문, 저서를 그의 마지막 조교 라이너 풍크가 엮었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나무생각 펴냄. 208쪽/1만3000원.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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