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휘발유-경유가 몰려온다

2016. 8. 2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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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기준 높여 내년 국내 진출
[동아일보]
내년부터는 기름도 중국산을 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과 미국, 유럽 등과 동일한 수준으로 휘발유와 경유 품질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국내 통관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산은 국내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 국내로 수입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중국산 석유를 꺼리는 여론도 있겠지만 품질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결국 싼 가격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가격이 관건

25일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휘발유 및 경유 등 석유 제품에 대한 황 함유량 규제 기준을 기존 50ppm 이하에서 10ppm 이하로 강화한다.

한국은 2009년 이후 휘발유와 경유의 황 최대 함유량 기준을 10ppm 이하로 규제해오고 있다. 중국은 휘발유는 2009년 150ppm 이하에서 2013년 50ppm 이하로, 경유는 2010년 350ppm 이하에서 2014년 50ppm 이하로 각각 품질 기준을 강화해왔다. 내년부터는 한국 등과 동일한 10ppm으로 맞춘다. 유럽과 미국도 경유에 대해 각각 10ppm 이하와 15ppm 이하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스모그 등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4월 처음 발표했던 2018년보다 시행 시기를 1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영 석유사 등은 이미 고품질 연료 생산을 위해 시설 개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판매 및 유통 기준이 안 돼 통관 자체가 불가능했던 중국산 석유 제품을 내년부터는 국내 석유수입사들이 자유롭게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국내로 들여오는 관세와 국내 저장 및 유통 비용 등 도입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아야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국영 업체들 위주인 데다 중국 정부 입김이 가격 정책에도 상당히 반영되기 때문에 국제 가격 대비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르는 경향이 있다”며 “수입업체로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들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에서만 석유 제품을 공급받던 유통점 및 중소 공장 등을 중심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 아시아 시장은 이미 잠식 중

중국은 최근 10년 동안 석유 정제 능력이 2배로 늘었다. 2004년 하루 582만 배럴이던 정제 능력은 2010년 1012만 배럴, 2013년 1260만 배럴 등 연평균 9.2%씩 증가했다.

중국이 넘쳐나는 재고 물량을 수출함에 따라 이미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중국산이 빠르게 잠식해가는 상황이다. 한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가 최근 기존 국영 기업만이 아닌 소규모 민간 정유사들에도 수출 권한을 주면서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4%이던 중국산 경유의 아시아 시장 점유율은 9개월 만인 12월 12%로 3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한국, 싱가포르, 인도에 이은 아시아 4위 경유 수출국에 올랐다. 전체 세계 경유 시장 점유율 순위도 2015년 세계 20위에서 2018년이면 8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석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맞춰 기술 고도화를 강조함에 따라 단순한 제조 대국이 아닌 제조 강국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석유산업은 중국 정유산업의 성장에 따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최동원 산업연구원(KIET) 신성장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은 석유제품 부족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비롯해 설비 폐쇄로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유럽과 호주 등 신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샘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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