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31만원.. 눈앞에 날아온 '누진제 전기료 폭탄'
서울 은평구에서 다섯식구가 함께 사는 배모(44)씨는 지난 22일 전기료 고지서를 받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7월 12일에서 8월 11일까지 전기 사용량은 780㎾h로, 전달의 437㎾h과 비교하면 1.8배 늘어났다. 하지만 요금은 8만6710원에서 4배 가까운 31만2030원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배씨는 다음 달이 더 걱정이다. 이달은 계량기 검침을 12일쯤 했는데, 다음 달 요금엔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8월의 나머지 3주치 전기 사용량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일반 가정의 8월 전기 사용량이 7월보다 최대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므로, 배씨의 8월 전기료는 40만원을 넘길 수 있다. 최근 정부가 여름철 전기요금에 대해 깎아주기로 한 금액은 최대 4만3300원에 불과하다.
2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최근 '누진제 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문의가 폭주하면서 콜센터에 평소보다 2만건 늘어난 하루 평균 9만건의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수십만원의 요금이 나왔다는 글과 고지서를 찍은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완화 혜택을 받아도 가정용 전기료가 일반 점포보다 비싸다는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전기요금이 26만원 나왔는데 회사에서는 집보다 전기를 두 배 가까이 더 쓰고도 요금은 22만원밖에 안 나왔다"며 "이를 주택용으로 계산하면 74만원이 나오는데 일반 가정에 징벌적으로 전기료를 때리고 있다. 누진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기요금이 해외보다 싸다는 정부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한 주택의 전기요금 고지서에 따르면, 이 가정은 지난 한 달간 923㎾h의 전기를 사용해 121달러(약 13만50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같은 양의 전기를 한국에서 쓸 경우 7~9월 한시적 완화 혜택을 적용하더라도 44만1030원이 청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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