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열대야 32일·최고기온 36.6도..'기록'도 뜨거웠다

김기범 기자 2016. 8. 2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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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1994년 이후 ‘최악’ 폭염…남방 잠자리 북상 등 생태 변화도

오존주의보 역대 최다인 234회 발령. 평년보다 6도가량 높은 8월 하순 기온(이하 서울). 폭염 24일, 열대야 32일 발생.

올해의 기록적인 폭염이 남긴 숫자들이다. 올여름이 얼마나 더웠는지, 특히 8월 기온이 얼마나 높았는지는 ‘순별 최고기온의 평균’과 ‘평년의 평균 최고기온’을 비교해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상순의 평균 최고기온은 34.2도로 평년(30.6도)보다 3.6도, 이달 중순의 평균 최고기온은 34.5도로 평년(30.1도)보다 4.4도 높았다. 하순의 경우 25일 현재 평균 최고기온은 34.2도로 평년(28.3도)보다 5.9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6일 이후로는 최고기온이 낮아질 전망이어서 평년과의 차이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

폭염과 열대야는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된 1994년(폭염 29일, 열대야 36일)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해 시민들을 밤낮 가리지 않고 지치게 만들었다. 6월1일부터 이달 23일 사이 폭염주의보 발령기준인 낮 최고기온 33도를 넘어선 날이 서울에서만 23일이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 여름 서울에서 열대야는 32일 발생했으며 특히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열대야가 발생하지 않은 날은 단 이틀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시민들이 ‘잠 못 이루는 밤’의 고통을 겪은 셈이다. 폭염 영향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029명에 달했다.

올해 폭염이 남긴 또 다른 기록은 오존주의보에 관한 것이다.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로 주로 오염물질의 농도를 표현하는 데 쓰임) 이상일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는 오존주의보는 25일 현재 역대 최다인 234회 발령됐다. 이는 오존경보 제도가 처음 실시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연평균 발령 횟수 69회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달 들어서만 131회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는데, 예년이라면 한 해 동안 발령된 것만큼 높은 수치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생태계에도 미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민간단체들과 함께 기후변화 생물지표를 관찰한 결과 남방계 잠자리인 연분홍실잠자리가 한반도 중북부로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1년에는 경기 양평 등에서 1마리씩만 보였던 이 잠자리가 올해는 서울 길동생태공원에서 30마리 이상 발견되면서 완전히 정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분홍실잠자리는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 습지에 분포하는 남방계열 종으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돼 있다. 생물자원관은 한반도 기후가 그만큼 더워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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