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연에게 프로의 벽은 못 넘을 벽이 아니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2016. 8. 2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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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 프로데뷔 첫 1군 무대였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잘 던졌다. 프로의 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못 넘을 벽은 결코 아니었다.

삼성 최충연은 2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4.2이닝동안 92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최충연은 2016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고졸신인이다. 빠른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고교시절부터 잘 알려진 유망주였다. 그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류 감독이 이날 파격적으로 기용했다.

데뷔 첫 1군 무대 등판, 그것도 선발이었다. 긴장하지 않는게 이상했다. 1회는 쉽지 않았다. 첫 타자 김호령은 내야땅볼로 처리했지만 이어 나온 서동욱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2사 2루에서 상대 나지완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 첫 실점을 내줬다. 끝이 아니었다. 2사 1루에서 상대 이범호에게 던진 138km짜리 직구가 그대로 좌월 2점 홈런으로 연결되며 1회에만 3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2회는 잘 막았다. 2사 이후, 9번 강한울에게 중전 안타와 도루를 내줬지만 김호령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최충연은 3회부터 안정감을 찾아갔다. 구속은 140km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제구와 더불어 각이 큰 커브로 KIA 타선을 공략, 3회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4회는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남은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나쁘지 않은 피칭을 이어갔다. 그러나 5회가 마지막이었다.

2사 이후, 끈질기게 상대하는 김호령을 볼넷을 내보냈고 서동욱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 2루가 됐다. 투구수는 90개를 넘긴 상황이었다.

결국 3번 김주찬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허용, 3-5로 역전을 허용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한 개의 고비를 넘기지 못한 최충연이었다.

이후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을 투입했다. 그렇게 모두 4.2이닝을 던지고 최충연은 자신의 프로데뷔 첫 경기를 마감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초반에 다소 흔들린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구속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다. 142km가 최고였다.

빠르지 않았다. 대신 최충연은 제구력과 변화구로 승부를 걸었다. 볼넷도 3개에 그쳤고, 허용한 안타 역시 1회 이범호의 홈런과 5회 서동욱의 안타를 제외하면 이렇다할만한 정타는 없었다.

특히 큰 각도로 떨어지는 커브에 KIA 타자들의 방망이는 번번히 허공에서 춤을 췄다. 초반에 승부를 건 직구가 통하지 않자 감이 좋은 변화구로 태세를 전환, KIA 타선을 상대한 것이 나름 주효했다.

모두 92개의 공을 던진 최충연이다. 그 중에서 직구는 42개 던진 반면, 커브를 무려 41개를 던졌다. 포크볼은 9개를 던졌지만 거의 직구와 커브, 투 피치로 상대했다고 보면 된다.

이날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최충연이 승패를 떠나서 기대되는 피칭을 해주면 좋겠다. 만약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향후 선발로 계속 기회를 줄지 고려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비록 초반에 실점은 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아가며 나름대로 제 몫을 해준 최충연이었다. 올해 입단한 신인치고 첫 데뷔 무대를 무난하게 치른 셈이다.

삼성은 선발진이 불안하다. 외인은 포기 상태다. 그나마 윤성환, 차우찬을 중심으로 김기태까지 열심히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다. 그 와중에 이날 최충연이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잘해줬다.

팀은 패했지만 만약 이날 경기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좀 더 대담하게 공을 던진다면 류중일 감독의 신임은 물론, 향후 삼성의 미래를 이끌 선발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좋은 선수를 잘 골라서 데려왔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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