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김치·그림까지..北 식당 '잡화점' 방불

김학재 2016. 8. 2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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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몽골에서 외화벌이 일꾼으로 나선 북한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아보는 연속 기획보도, 세번째 순섭니다.

오늘(25일)은 대북 제재로 타격을 받은 북한 식당들이 그림과 김치, 심지어 북한판 비아그라까지 파는 현장을 조명합니다.

몽골 현지에서 김학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몽골 울란바토르 중심가의 북한 식당 백화관입니다.

여종업원들이 부리나케 공연용 한복으로 갈아입더니 공연을 시작합니다.

<녹취>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공연을 끝나자마자 다시 내려와 쉴 틈도 없이 손님들을 접대합니다.

음식은 북한에서 가져왔다며 바닷가재나 삭스핀, 북한산 털게 등 비싼 메뉴를 추천합니다.

우리 돈으로 2,30만원을 호가합니다..

<녹취> 백화관 여종업원 : "우리 평양에서...말하자면 우리 조선에서 가져온 겁니다. 가재 있습니다. 왕가재. 샥스핀은 가격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1인분이어서 작습니다."

음식 나르고 손님 접대하며 동시에 공연까지 고된 영업은 밤 늦게까지 계속됩니다.

<녹취> "(몇시까지 해요? 여기?) 11시까지 합니다. 11시면 끝납니다."

식당 한 켠 방에서는 그림들을 팔고 있습니다.

북한 화가들 그림으로 가격은 사전에 알려주지 않습니다.

<녹취> 백화관 여종업원 : "(그림들이) 비싼 가격이라서 일반 사람들은...사시겠다면 가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계산대에는 인삼과 약재 등을 쌓아 놓고 팝니다.

여종업원은 건강에 좋다며 하나라도 팔아보려고 애씁니다.

<녹취> 백화관 여종업원 : "뇌에랑 좋고 심장에랑 좋은 약...이 약이 효과가 더 쎕니다. 비싸단 말입니다. 48달러."

이 뿐만이 아닙니다.

고급 양주도 종류별로 팔고 심지어 화분까지 팝니다.

돈 되는 거라면 닥치는 대로 다 팔고 있습니다.

파는 품목이 2, 30가지가 넘어 차라리 잡화점이라고 하는 게 낫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해 분점으로 꼬치구이집까지 냈지만 손님이 없습니다.

<녹취> 꼬치구이 여종업원 : "아직 영업한지 며칠 안됐으니까 잘 모릅니다. 우리 큰 식당은 잘 아는데 꼬치집은 잘 모릅니다."

꼬치구이가 안팔리자 김치까지 포장해 팔고 있습니다.

<녹취> 꼬치구이 여종업원 : "북조선 요리사들이 만든겁니다. 그니까 땅에서 직접 숙성시키는 겁니다."

대북제재 등의 여파로 식당 운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곳 울란바토르 안에 있는 북한 식당들 사이의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시내에 있는 다른 북한 식당, 저녁 시간이지만 테이블들은 거의 비었습니다.

여종업원들이 북한산 술과 약을 파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백화관에는 없는 술이라며 사라고 권합니다.

<녹취> 북한 식당 여종업원 : "평양술은 여기에만 있습니다.(이거 백화관에 없어요?) 이거 새로 나온 거라서 없습니다."

북한산 송이버섯 술도 명주라며 선물용으로 권하기도 합니다.

<녹취> 북한 식당 여종업원 : "송이버섯술이 괜찮을 겁니다.선물용으로 드리기에는 이게 괜찮을 겁니다. 송이버섯향입니다."

이마저도 신통치 않자 북한판 비아그라까지 팔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식당 여종업원 : "(이게 어디예요?) 혈액순환...남자분들한테도 좋은겁니다. 한 번에 한 알 드셔야지 두 알 드시면 안됩니다.이 약을 한번 써 보시면 다 이 약으로 가져갑니다."

몽골내 북한 식당들은 모두 4곳.

극심한 영업난에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마구잡이로 팔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김학재기자 (windo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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