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잠행"..미-소 '물밑 전쟁' 치열

우한솔,장덕수,김희용 2016. 8. 25. 21: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세기 강대국들은, 세계 대전을 치르며 보이지 않는 무기 잠수함의 위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체제대결이 극심했던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은 보이지 않는 전쟁, 잠수함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습니다.

우한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치열했던 미-소 잠수함 전쟁…함정 음향 특성도 녹취▼

<리포트>

물속에서 쾌속 항진을 해도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 소련의 최신예 핵추진 잠수함.

붉은 10월호...

갑자기 사라진 이 잠수함을 먼저 찾기 위한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경쟁을 그린 가상의 영홥니다.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탄도미사일, SLBM을 갖춘 핵추진 잠수함은 지상이 초토화돼도 수중에서 은밀하게 상대국에 보복할 수 있는 최후의 전략무기로 꼽힙니다.

지상 발사 미사일은 요격이 가능하지만, 잠수함 발사 미사일은 요격이 거의 불가능해 미국과 소련은 냉전의 정점에서 서로 상대방의 잠수함 전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미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소련 영해까지 침투시켜 핵미사일 장착 잠수함들을 일일이 추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항구 근처에서 수개월간 잠행하며 잠수함별로 고유의 음향 특성을 녹취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문근식(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 "그런 식으로 녹음을 해서 평소에는 입력을 시키고 그래야 전쟁이 일어나면 빨리 식별해서 공격을 할 거 아니에요."

이에 맞서 소련은 미국의 핵잠수함 활동 구역에 주기적으로 폭뢰 공격을 가했고, 간첩을 이용해 핵잠수함 관련 정보를 빼냈습니다.

잠수함을 둘러싼 긴장은 종종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혁수(초대 잠수함 전단장) : "(잠수함은) 조용하기 때문에 탐지하는 거리가 굉장히 짧아요. 탐지가 어려워서 충돌할 수가 있는 거죠."

냉전은 끝났지만, 핵잠수함을 이용한 물밑 전쟁은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물밑 전쟁’ 잠수함 戰 요체는?▼

<기자 멘트>

햇빛 투과도는 바다 속으로 들어갈수록 급격히 떨어집니다.

수심 1미터에서 해수면의 절반으로 줄고, 10미터만 들어가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합니다.

잠수함탄도미사일 SLBM은 보통 수심 30~40미터에서 발사되는데, 이 정도 깊이만 돼도 육안으로 잠수함을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음파 탐지기인 '소나'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소음을 줄여 자신의 존재는 숨긴 채 소나로 적 잠수함의 소음을 재빨리 탐지하는게 잠수함 전의 핵심입니다.

잠항 능력, 즉 누가 더 오랫동안 물 속에 머물 수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수면에 뜨는 순간 대잠 헬기 등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젤 잠수함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축전지로 움직이다가 축전지가 방전되면 수면 위로 올라와 디젤 엔진을 돌려 충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잠항 능력은 최대 2~3주 정도입니다.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사실상 무기한 잠항이 가능해 북한의 SLBM 잠수함을 잡기 위한 대응책 중 하나로 꼽힙니다.

대잠전 외에 북한 SLBM에 대한 우리 군의 다른 대응책은 어떤 게 있는지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탐지부터 요격까지…‘북 SLBM’ 대응책은?▼

<리포트>

북한 SLBM에 대비한 우리 군 전략의 핵심은 '킬 체인'입니다.

위성 등 정찰 자산으로 북한 잠수함의 동향을 감시하다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 타격하겠다는 겁니다.

만약 북한 잠수함이 감시를 피해 출항하면, 공중과 수상, 수중에서 입체적인 탐지·추적 작전이 펼쳐집니다.

이 때 특히 효과적인 건 해상 초계기와 대잠 헬기를 이용한 '공중 작전'입니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은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라 산소를 보충해야 하는데, 이 때 레이더나 육안으로 탐지해 낼 수 있습니다.

'음파 탐지 부표'를 뿌려 잠수함의 소리를 추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추적에 실패한 상태에서 SLBM이 기습 발사되면 사드와 패트리엇 등으로 지상에서 요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 요격 체계는 레이더의 탐지 방향이 한정돼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방위 탐지 기능을 갖춘 이지스함을 이용한 해상 요격체계 구축이 시급합니다.

<녹취> 김동엽(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잠수함의 움직임을 탐지·추적할 수만 있다면, 잠수함과 표적 사이에서 SLBM을 막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해군은 오는 2023년부터 전력화되는 차기 이지스함에, 탄도 미사일 요격 체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김희용기자 (emaninny@kbs.co.kr)


장덕수기자 (joannes@kbs.co.kr)


우한솔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