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보고서]'밀정' 송강호-김지운, 장르와 한계 파괴한 140분

뉴스엔 2016. 8. 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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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이슬 기자]

역시 김지운 감독이고 역시 송강호였다. 이름값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두 남자가 '밀정'을 완성시켰다.

8월 25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는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만남이 주목받으며 일찌감치 '부산행'의 천만 바통을 이어받을 영화라 기대를 모았다. 이를 반영하듯 다수의 언론과 영화관계자가 운집하며 관심을 입증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눈을 뗄 수 없다. 1920년대 말, 의열단의 핵심세력인 김장옥(박희순 분)이 독립 자금을 위해 작전을 이행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문을 연다. 그는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경부인 이정출(송강호 분)과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결국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상황과 마주한다. 영화의 시발이자 주제를 관통하는 이 장면은 단순히 화려하게 펼쳐지는 오프닝 그 이상의 의미를 함의한다. 눈여겨 볼 관전포인트다.

김장옥의 바통을 김우진(공유 분)이 이어받아 경성 내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가 된다. 조선인으로 태어났지만 일본 경찰 경부 자리에 오른 이정출과 무장 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인 김우진은 항일과 친일이라는 극과극 상황에서 대립한다.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의 대립 속에서 펼쳐지는 김우진과 이정출의 심리전은 긴장감을 안긴다.

영화는 누가 누구의 밀정인지, 또 누가 진짜 밀정인지 알 수 없는 분위기 속에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적의 첩자를 역으로 우리의 첩자로 만든다는 플롯도 흥미롭다. 말 그대로 '밀정'은 관객의 멱살을 잡고 마지막까지 숨쉴 틈 없이 끝까지 몰아간다.

'밀정'은 아픈 시대 속에서 치열하게 살다간 많은 사람들을 품었다.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 상징한다. 이정출은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많은 독립투사들을 이해하게 하는 역할이기도. 또 일제강점기, 시대가 만든 사람들의 표상도 녹아있다.

영화 속 아픈 시대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압박하고 몰고간다. 시대가 만든 아픔, 시대가 낳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인물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밀정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뜻처럼 분열과 혼돈의 시대의 경계에 서있는 인물을 통해 이중스파이를 그리며 우리의 자화상을 은유한다.

그 중심에는 송강호가 있다. 이정출을 송강호가 연기하지 않았다면 '밀정'이 탄생했을까 싶을 정도로 송강호는 대체할 수 없는 호연을 선보인다. 출발부터 탄탄하다. 극 초반 독립투사가 된 동무와 마주하는 신은 이정출에게 중요한 장면. 출발부터 송강호는 힘이 넘친다. 뒷모습조차 숨 돌릴 틈이 없다. 그야말로 완벽한 호흡으로 이정출을 입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송강호는 관객들을 방심하지 못하게 한다.

'왜 이정출은 이정출이었는가' 하는 다소 심오한 질문과 마주하는 관객에게 송강호는 연기로 답한다. 그는 갈등과 번민 또 시대의 아픔에 빨려들어가는 모습 등을 통해 관객을 잘 설득했다. 이정출이 마주하는 변화와 변화의 감정을 연결하는 지점이 중요한데 이 역시 완벽하게 연기한 송강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역시 송강호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알면 알수록 재밌고 고마운 배우다.

다수의 독립영화와 '베테랑'(2015)을 통해 얼굴을 알린 엄태구는 '밀정'을 통해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매 같은 일본 경찰 하시모토의 전사와 감정을 성실하게 준비한 노력이 엿보인다. 송강호와의 투샷은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이병헌은 카메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장 정채산으로 분한 그는 등장하는 장면을 통째로 씹어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김지운 감독만큼 그를 잘 아는 감독이 있으랴. 그만큼 이병헌의 매력과 장점이 미장센마다 최대치로 살아있다. 나라를 위해 순애보를 펼치는 독립군 이병헌의 모습은 새롭게 다가온다.

김지운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함도 큰 볼거리. 근래에 선보인 몇몇의 영화들 중 단언컨대 최고의 미장센이다. 또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의 오마주와 은유가 어색하지 않게 잘 녹아들었다. 올해 최고의 미장센 영화가 탄생했다. 지극히 클래식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가 녹아있다는 점도 괄목할 만하다. 러닝타임 140분. 15세이상관람가. 오는 9월7일 개봉. (사진=워너브라더스픽쳐스)

뉴스엔 이이슬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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