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감염경로 '오리무중'..거제인근 해수오염 '주목'

민정혜 기자 입력 2016. 8. 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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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균 발견된 적 없지만 해수조사 변수 많아"
25일 두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경남 거제에서는 콜레라 대책반과 긴급상황실을 가동했다.콜레라 대책반은 환자추적조사와 함께 매일 2회 해안가와 식당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방역활동을 펴는 한편 식당 수조와 종사자에대한 긴급 위생점검에 들어갔다. 2016.8.25/뉴스1 © News1 이경구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이틀새 벌써 2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지만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15년만에 발병한 콜레라로 보건당국도 초비상이다. '콜레라대응반'을 구성해 집단감염에 대응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꼽은 콜레라 감염경로는 크게 3가지다.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을 통해 나온 콜레라균이 다른 사람의 소화기로 들어가거나 상하수도 오염, 균에 오염된 음식물 섭취 등이다.

배설물에 섞인 원인균을 통한 감염은 화장실 형태가 재래식일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손을 깨끗이 씻지 않은 경우 등도 발생 가능하지만 애초 이러한 경로로 감염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게 질본의 설명이다. 특히 첫번째 콜레라 감염자와 두번째 환자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

상하수도 오염으로 인한 감염 역시 가능성이 낮다. 우리나라 상하수도 시설 수준이 낮지 않고, 만약 상하수도 오염으로 콜레라 감염자가 발생했다면 이미 대규모 환자가 나타났어야 한다는 게 질본의 판단이다.

남은 가능성은 콜레라균에 오염된 음식물이다. 지금까지 발생한 2명의 콜레라 환자는 '거제에서 수산물 날것으로 먹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번째 환자(남·59세)는 지난 7일 거제에서 게장, 전복회, 농어회를 먹은 후 23일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번째 환자(여·79세)는 지난 13일 삼치를 냉동보관했다가 다음날 점심 해동해 익히지 않고 먹고 감염됐다.

해당 수산물이 콜레라에 오염된 상태였다면 어떤 경로를 거쳤던걸까. 환자들이 먹은 수산물의 유통경로에는 공통분모가 없다. 첫번째 환자는 식당에서, 두번째 환자는 지역민이 인근 해역에서 직접 잡은 수산물이었다.

그러한 탓에 거제 인근 해수 오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13개 검역소에서 각 3개 지점씩 정해 한달에 두번 해수 검사를 하고 있다. 조사횟수는 한해 700~800건에 달한다. 거제의 경우 통영·여수·부산 검역소가 총 9개 지점을 정해 해수 검사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콜레라균이 검출된 사례는 없다.

그럼에도 해수 오염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은 해수 검사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검사 지점은 사람이 많이 가는 곳, 인근 횟집이 많은 곳, 모래사장이 있는 곳 등이다. 균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거나 균이 있다면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높은 지역인데 전수조사가 아닌 만큼 콜레라균이 조사범위 밖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질본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면 해수 온도 역시 상승하는데 콜레라균이 기생하는 플랑크톤이 더욱 많아지게 된다"며 "이러한 경우 물고기들이 플랑크톤을 더 많이 섭취하게 돼 해당 물고기를 먹은 사람의 발병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외 해외 수산물, 콜레라에 감염됐으나 무증상 혹은 경미한 증상의 해외 관광객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데이터에 없는 새로운 유전형 파악도 관건이다. 첫번째 환자 대상 유전자 지문 분석 결과 현재까지 국내 환자에서 보고된 유전형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질본은 서태평양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아시아 계열 등 전세계 콜레라 데이터를 요청하고 있다. 협조가 이뤄진다면 해외 유입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본은 두번째 환자가 첫번째 환자와 동일한 유전형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지문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두 사람이 만약 같은 유전형이면 감염원이 같다고 본다. 그러나 다른 유전형이면 해수 등 수산물 환경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전자지문분석 결과는 26일 오전에 나올 예정이다.

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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