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취약한 이탈리아 중세마을 여행 괜찮을까
학자들 "향후 언제라도 본진·여진 발생 가능"
미·영 지진 경고하면서도 여행자제 권고는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24일(현지시간) 규모 6.2의 강진이 강타한 이탈리아 중부 산악지방은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많은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특히 이번 지진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인 라치오 주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 움브리아 주 노르차 등은 14세기 프레스코화가 가득한 성당 등 중세 역사문화 유적이 상당수 남은 고도(古都)로, 여름철이면 휴가를 보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국 타임지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이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이 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며 향후 지진 발생 가능성을 포함한 위험도를 가늠하는 기사를 일제히 실었다.
잘 알려졌듯이 이탈리아는 유라시아, 아프리카 대륙판이 맞물리는 곳 위에 있어 유럽에서도 특히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다.
영국 외무부 여행안내에 "이탈리아는 땅의 작은 흔들림이나 지진이 거의 일상화됐다"는 경고가 담겼을 정도다.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는 이탈리아 반도의 뼈대로 불리는 아펜니노 산맥을 따라 작은 지진 단층선이 몰린 곳 위에 있다.
전문가들은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순 없지만 향후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이 지역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의 지진학자인 실비오 드앤젤리스 교수는 타임지에 "이전에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이 지역에서 같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매년은 아니겠지만,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잦은 지진이 상수이지만 수천년에서 수백년간 이 지역을 지켜온 건축물들이 현대 건물처럼 내진 설계가 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법률로 도시 현대화를 제한한 것이 이 지역 마을들을 지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앤젤리스 교수는 "현대 건축물은 지진 위험성 평가를 받고, 현대의 기준에 따라 건축된다"며 "하지만 긴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마을들의 건물들은 내진 보강이 힘들고, 그 비용도 엄청나다"라고 설명했다.
카민 갈라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지진공학 교수도 "높은 인구밀도와 많은 문화유산이 이탈리아를 지진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현시점에서 여행 계획을 검토할 때 여진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은 가장 심각하게 다가오는 문제다.
전문가들은 본진에 이은 여진이 길게는 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드앤젤리스 교수는 "가장 큰 여진은 보통 본진보다 작은 규모로 발생한다"며
앞으로 규모 5 정도의 여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발생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페루자 등 이탈리아로 향하는 항공편은 아직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미국 국무부도 여행안내서에 "여러 주요 지진 단층선이 이탈리아를 관통한다"고 적고 있지만 이탈리아 여행 자체를 자제하라고 권고하지는 않고 있다.
vivid@yna.co.kr
- ☞ "생후 50일 딸 학대한 친부를 구속해주세요"…친모 1인 시위
- ☞ "오전은 여성전용인데요" 수영장 역차별에 남자들 '버럭'
- ☞ 보험금 2억원 노리다 손발만 잃은 베트남 여성
- ☞ '이건희 사망설' 최초 유포한 미국거주 일베회원 수배
- ☞ '알몸채팅' 음란영상 빌미 돈 뜯기고 끙끙 앓는 남성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경사로에 주차했다 미끄러져 내려온 자신 차량에 깔려 숨져 | 연합뉴스
- "계단 오르기, 수명연장 효과…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39% 낮춰" | 연합뉴스
- 고속도로 달리던 택시 안에서 기사 폭행…카이스트 교수 기소 | 연합뉴스
- 인천 송도서 출근하던 30대, 횡단보도 건너다 굴삭기에 참변(종합) | 연합뉴스
- 사측과 갈등 빚던 직원, 부탄가스 터트리겠다고 협박 소동 | 연합뉴스
- 명품 지갑 줍고 수사받자 주인에게 돌려준 20대 결국 벌금형 | 연합뉴스
- "상문살 꼈어, 묫바람 났어" 굿 값으로 거액 편취 50대 무속인 | 연합뉴스
- '임영웅·BTS 공연표 팔아요' 돈 받고 '먹튀'…팬심 노린 사기꾼 | 연합뉴스
- 죽어가는 엄마에서 태어난 가자지구 아기 나흘만에 사망 | 연합뉴스
- 기내서 쓰러진 60대 심폐소생술로 살린 '응급구조사' 교도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