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내려놓는 김종인, 퇴임 후 '광폭 행보' 나선다

김영환 2016. 8. 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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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친문 일색 재편 과정에 불편함 내비쳐대선 앞두고 문재인 포함 야권 인사 만나며 제3지대 모색 가능성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떠나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최근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개헌’과 ‘경제 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김 대표 입장에서 친문 계파가 득세하는 더민주에서 벗어나 광폭 행보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지난 24일 경제민주화 입법과제 34건 발표를 끝으로 마지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오는 27일 결정될 전당대회 신임지도부 선출로 김 대표의 비대위는 공식 종료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가 퇴진하면 오히려 그의 보폭이 현재보다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일단 독자적인 정치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을 세웠다. 9월부터 전국을 다니면서 경제민주화와 정권교체의 필요성 등을 설파할 예정이다.

김 대표의 측근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그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그 어떤 책임이라도 떠맡겠다’고 했던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김종인의 사람’들이 뭉칠 수 있다. 킹메이커와 킹의 중간자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광폭 행보가 예상되는 부분은 27일 치러지는 더민주 당대표 선출이다. 친문의 지지를 받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추미애 후보는 김 대표와 거리가 멀다. 비대위 대표였던 김 대표를 당대표로 합의추대하자는 설이 돌자 앞장서서 비판했던 것이 추 후보였고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놓고 설전을 벌인 것도 두 사람이었다.

더민주는 현재까지 윤곽이 드러난 지역별 최고위원 자리를 사실상 친문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당대표나 부문별 최고위원 역시 이 같은 분위기로 흘러갈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지금까지의 도당위원장 선거 과정을 봐도 권리당원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그걸 장악하는 사람이 전체를 장악하게 된다”며 “대표선거에서 그게 큰 작용을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친문이 당을 장악하게 되면 김 대표가 친문 진영에 맞설 구심점으로 김 대표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서는 야권 잠룡들이 공동전선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가 새판짜기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안희정 지사, 박원순 시장, 이재명 시장, 손학규 전 고문 등 야권 잠룡은 물론, 여권인사인 남경필 지사와도 회동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야를 떠나 중간지대에 있는 정치세력이 합쳐지는 ‘제3지대론’ 또는 ‘빅 텐트론’이 김 대표를 통해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민주 관계자는 “경제민주화가 선거에 미치는 역할을 봤기 때문에 대권 행보에 나서는 주자들이 김 대표와 뜻을 함께 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 역시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하려면 자기 나름대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입버릇처럼 선거에 이런 얘기를 하면 유리하겠다 해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해 가지고서는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스스로 대권 주자에 대한 검증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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