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고, 안전을 비용절감 대상 삼은 경영효율화 결과"(종합)

2016. 8. 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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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구의역 사고 조사결과 1차 발표 구의역 9-4 스크린도어에 김군 위령표 26일 제막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구의역 사고 조사결과 1차 발표

구의역 9-4 스크린도어에 김군 위령표 26일 제막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올해 5월 열아홉살 김모군이 희생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안전'을 비용절감의 대상으로만 삼은 공공부문 경영효율화 정책과 부실한 스크린도어 공사 등이 종합적으로 빚어낸 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은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2개월간의 조사결과를 1차로 발표하면서 "안전에 대한 비용절감과 인력감축은 결국 안전사고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서울메트로가 인력감축을 위해 2008년과 2011년 외주화를 진행하면서 스크린도어 관련 업무의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장애 처리 과정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수 차례의 보고 단계가 생겨났다.

또 비용을 아끼려고 휴무나 장애발생을 고려하지 않고 인력이 산정돼 2인 1조 근무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서울메트로의 매뉴얼도 '누구에게 보고하라'든가 '2인 1조'에 관련한 내용이 수시로 바뀌어 오락가락했고, 작업 유형에 대한 판단을 정비원에게 맡기는 등 허술했다.

진상조사단은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처음부터 부실하게 시공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진메트로컴이 만든 스크린도어는 광고 수입을 올리기 위해 고정문으로 설치됐고, 이 때문에 잦은선로 측 작업이 생기는 것은 물론 비상시 탈출할 통로도 없어져버렸다. 서울메트로가 직접 발주한 나머지 스크린도어도 많은 고장이 일어나 부실 시공 의혹이 일었다.

진상조사단은 특히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설치 후 5단계 시운전 가운데 '현차시험'이라는 가장중요한 시운전 절차를 빠뜨렸다"며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스크린도어 사업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완공시점을 무리하게 1년 앞당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준공검사 과정에서도 공인기관 시험성적서에 진동시험·분진시험·내습시험 등 환경영향시험에 관한 내용과 열차운행안전성에 대한 시험이 포함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은 "결국 관제에서 스크린도어 상태를 알 수 없고 열차 자동멈춤 기능도 없는 설계로 스크린도어가 만들어져 근본적인 안전의 한계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울메트로가 구의역 사고 대책으로 신설한 안전업무직에 대해서는 "무기계약직으로 차별적 처우를 전제하고 있고, 서울메트로에서도 낮은 위계에 있어 상호협조관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스크린도어 업무를 맡은 146명도 2인 1조 작업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기 어려운 인원"이라고 비판했다.

진상조사단은 비정규·청년·안전·법률 등 분야로 구성된 조사팀 15명과 서울시·서울메트로·도철·노조 등 지원팀까지 총 25명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9차례의 현장 조사, 5차례의 간담회, 9차례의 면접 조사를 통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의 진상을 밝히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여겨졌던 도시철도공사도 조사했다.

그 결과 도시철도공사의 스크린도어 시스템과 인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이것이 지난달 24일 지하철 6호선 월곡역에서 인명 피해가 날 뻔했던 아찔한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서울 시내 지하철역 10곳에서 '구의역 참사 재발방지와 안전한 지하철을 위한 승객 서명운동'을 통해 받은 시민 1만 9천명의 서명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달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달 말까지 스크린도어 사고와 관련된 조사를 하고 10월 말까지 지하철 안전 현황을 조사해 종합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는 김군을 추모하는 위령표가 만들어져, 26일 오전 10시30분 사고가 일어난 9-4 승강장 앞에서 제막식이 열린다.

위령표는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부착하는 형태로, 이곳이 5월 스크린도어 사고가 발생했던 곳임을 알리고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귀를 적어 김군을 추모한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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