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터키의 '시리아 군사 작전'으로 관계 회복하나

강지혜 2016. 8. 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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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카미스=AP/뉴시스】24일(현지시간) 터키 공군의 폭격으로 시리아 북부 알레포 주 자바불루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은 터키 남부 카르카미스 지역에서 바라본 시리아 쪽의 모습이다. 터키 군은 이날 오전 4시께부터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 시리아 영토에서 군사작전을 진행했다. 터키 공군과 특수부대가 자유시리아군(FSA) 등 시리아 온건 반군과 공동 작전을 수행하며 미군 주도 연합군이 공습을 지원하고 있다. 2016.08.24
【카르카미스=AP/뉴시스】터키 군 탱크가 24일(현지시간)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카르카미스 지역에 배치돼 있다. 터키는 이날 오전 4시께부터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 시리아 영토에서 직접 군사작전을 진행했다. 터키 공군과 특수부대가 자유시리아군(FSA) 등 시리아 온건 반군과 공동 작전을 수행하며, 미군 주도 연합군이 공습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DHA)
【앙카라=AP/뉴시스】터키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24일 수도 앙카라에서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의 환영을 받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시리아 내 쿠르드족에게 유프라테스강을 건너 퇴각하라고 촉구하면서 그러지 않을 경우 미국의 지원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6.8.24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터키 정부가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는 듯했던 터키와 미국의 관계가 해빙되는 분위기다.

계기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새벽 터키 군이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격퇴를 위해 시리아 알레포 주 자라불루스에 직접 군대를 투입한 것이었다. 여기에 미국이 공습을 지원해 사실상 터키와 미국이 IS를 상대로 한 합동 군사 작전을 벌이게 됐다.

◇ 백악관 대변인 "터키와의 관계 날카롭지 않다"

터키가 IS를 몰아내기 위해 시리아에 직접 군사 공격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터키가 시리아에 공습을 가하고 지상군을 보낸 것을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터키가 IS를 몰아내기 위해 시리아에 군사를 파견한 것은 중요한 진전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터키가 반(反)IS 캠페인에 가치 있는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터키의 관계가 손상됐느냐'는 질문에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런 얘기는 과장된 것"이라며 "양국은 굳건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터키 정부는 한 달여 전 군부 쿠데타 시도로 위협을 받았다"며 "미국이 터키 국민과 정부, 그들의 민주주의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터키와 미국이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임을 다시 확인했다. 그러면서 쿠데타 시도로 국정이 혼란스러워진 터키와 터키 국민들에게 유감을 표했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이날 터키를 방문한 바이든 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2시간 30분 가량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사회가 터키에 존재하는 위기에 충분히 빠르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터키 국민의 마음, 혹은 연대감과 공감을 해주는 것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개인적으로도 이곳에 오고 싶었고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도 입장을 대변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달 16일 군부 쿠데타를 진압하고 미국에 귈렌의 추방을 공식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은 귈렌이 쿠데타에 개입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터키가 제출하지 않았다며 송환 요청을 거부했다. 터키 정부는 쿠데타 연루 혐의로 귈렌이 세웠던 학교와 봉사 단체를 폐쇄하고, 귈렌을 따르는 공무원과 교사를 대거 해고하는 등 '귈렌 흔적 지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이 귈렌 추방을 거부하는 사이에 터키는 지난해 11월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러시아와의 관계를 급속도로 호전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 정상은 지난 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 교류 재개 등 양국 관계 복원을 선언했다.

이후 터키는 IS 격퇴를 위한 합동 군사 작전을 펴자고 러시아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터키가 인시를릭 기지를 러시아 공군에 제공하려 한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터키가 나토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왔지만 미국과의 공동 IS 격퇴전으로 일단 무마된 것으로 보인다.

◇ 터키·미국, 쿠르드족에 관한 상반된 입장은 계속

터키와 미국이 쿠르드족에 대해 갖고 있는 상반된 입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시리아 북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터키는 YPG가 1980년대부터 자국 내 분리 독립을 주장해 온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관됐다고 보고 있다. 터키는 PKK와 YPG를 모두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PKK를 테러 조직으로 인정한다. 다만 미국은 YPG와 PKK를 비슷한 종류의 단체로 간주하려 하지 않는다고 아나돌루통신은 보도했다.

그 이유는 미국이 시리아 내 IS 세력을 격퇴하는 데 YPG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YPG는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 온건 반군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IS 격퇴 작전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주요 병력이다.

미국은 IS 격퇴를 위해 쿠르드족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시리아에는 쿠르드족을 비롯해 다양한 병력이 존재한다"며 "그중 일부는 IS와 효과적으로 싸우고 있으며 시리아 내의 지상군으로 활동하는 데 중요한 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리아의 쿠르드족과 터키 사이의 긴장 관계를 알고 있다. 오랜 기간 폭발 직전의 상태에 있었다"면서도 "시리아에서 다에시(Daesh·IS를 비하하는 아랍어식 약자)에 맞서기 위해서는 단합된 병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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