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號' 첫 당정청 회의..민생 강조했지만 우병우·청문회 '침묵'
당정청, 추경·추석 물가 안정·폭염 대책 등 ‘민생 대책’ 집중우병우 거취, 최경환·안종범 증인 채택 문제는 ‘말 아껴’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이 이정현 대표 취임 후 첫 ‘고위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개최했다. 당정청은 한 목소리로 ‘민생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추가경정예산의 이달 내 처리를 요청했다. 당정청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의 중점 처리 법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아울러 당정청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추석 농수축산물 가격 안정, 폭염과 가뭄 대책, 학교 급식 식중독 문제, 건강보험 심사평가원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행태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다만 당정청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여부와 조선·해운업 부실규명 청문회의 최경환·안종범·홍기택 증인 채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 당정청 “이달 내 추경 통과”…추석 전 10개 농수축산물 가격 안정
당정청은 24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이정현 대표 체제 출범 후 첫번째 고위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 정부, 새누리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당에서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정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유일호 경제부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에서는 이원종 비서실장, 김재원 정무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강석훈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당정청은 그동안 고위 정책조정협의회를 총리 공관에서 개최한 것과 달리 이날은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당정청은 이 자리에서 추경 예산안을 이달 내 반드시 통과시키기로 의기투합 하면서, 한 목소리로 ‘민생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0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당정청이 새로운 각오로 협력해 의미있는 국정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민생을 살리기 위한 시급한 추경 예산안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몇 가지 현안이 야당의 발목잡기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에 요청하고 싶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관해서는 정말 초당적으로 협치하자"고 요구했다.
당정청은 정기국회 중점 추진 법안도 합의했다. 당정청은 ▲노동개혁법 ▲규제프리존법 ▲규제개혁특별법 ▲사이버테러방지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청년 기본법 ▲국회 페이고법 ▲의원 법안 규제영향 평가법 등을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추석을 앞두고 농수축산물 10개 품목의 가격도 안정시키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임금 체불과 영세 중소 상공인의 자금난으로 인한 서민들의 어려움에 각별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외래 진료를 받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적용되는 '노인외래정액제'도 본인 부담률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노인 외래 진료비는 총액 1만5000원까지 본인 부담액이 1500원 정액이지만, 그 이상부터는 본인 부담률이 30%로 올라간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 관행에 강압적인 행태나 불합리한 행위가 있는지 실태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폭염·가뭄·녹조·적조 등으로 피해를 본 농어민에 대해 추석 전 조기 복구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양식 어류 집단 폐사 피해를 본 양식장에 보조금 5000원과 생활융자 2000만원도 지원하며, 고온 특약보험에 대부분 가입한 가축 농가에 대해서는 추석 전에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할 방침이다. 학교 급식 식중독 문제에 대해서는 전수 조사를 통해 행정적 조치를 실시한 후 법적인 조치를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당정청은 김영란법 시행에 대해서는 가액 기준(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에 대한 적절성을 논의하고, 피해를 볼 수 있는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김영란법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있는 국민들에 대해 보존 방안을 정부가 마련하고, 당이 협조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 우병우 수석,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는 ‘신중’
당정청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선·해운업 부실규명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는 야권이 조선·해운업 부실규명 청문회에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추경 처리와 연계돼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안 수석은 회의 후 ‘청문회 증인 출석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당이 논의하고 있다”며 서둘러 차를 타고 당사를 떠났다.
우 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당정청은 회의 후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우 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지도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내부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겨냥해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SNS(소셜네크워크서비스)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대표는 우 수석의 거취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장은 “(오늘 고위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는) 우 수석에 대한 거취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오늘은 정책 중심의 이야기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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