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러시아 코앞서 美와 사상 첫 합동 군사훈련

김석 기자 2016. 8. 25. 11: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위협정추진 발표 하루만에

“러 침략본능에 불안 느껴

美 국가생존 새 파트너로”

러시아 그늘 아래 있던 핀란드가 미국과 방위협정 체결에 들어간 데 이어 역사상 처음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국 안보 우산 속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문화일보 8월 24일자 2면 참조) 러시아는 핀란드가 미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핀란드의 완충 역할을 강조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24일 타스 통신은 핀란드와 미국이 이날 핀란드 남부 칸타헤메주와 페이예트헤메주에서 가상 적군의 공습에 맞대응하는 합동 공군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핀란드와 미국의 합동 군사훈련은 핀란드 정부가 미국과 올가을에 방위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실시됐다. 핀란드가 자국 영토 내에서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핀란드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이 포함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상륙 훈련 장소를 빌려준 적은 있지만 군사훈련을 함께한 적은 없다.

핀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핀란드는 올해 국방비를 28억8630만 유로(약 3조6500억 원)로 3년 만에 증액하면서 역대 최고치까지 늘렸다. 핀란드 군인은 2015년 현재 3만6500명으로 러시아(76만6055명)의 20분의 1 수준이며, 국방비는 러시아 대비 13분의 1 수준이다.

100년가량 러시아 식민지였던 핀란드는 독립 후 소련과 2차례 전쟁(겨울전쟁·계속전쟁)을 치렀으나 모두 패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후 핀란드는 소련과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을 맺은 뒤 소련 영향력하에 들어갔으며, 소련 붕괴 후에도 러시아와의 우호 관계 유지를 외교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천명해 왔다. 이러한 핀란드가 미국 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것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군사적 압박을 높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스웨덴에 이어 핀란드마저 미국 안보 우산 속으로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러시아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도 나토와 핀란드에 경고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 전략연구소의 이반 모니코프 연구원은 “핀란드가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자국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토 가입과 같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 러시아 하원 군사위원장은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은 웃기는 소리”라며 “러시아와 나토 간 군사적 긴장관계 해소를 위해 나토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정치·안보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가 생존을 위해 러시아에 순종해온 핀란드가 러시아의 ‘잠재 적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군사훈련을 함께한 것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의 ‘침략 본능’에 불안을 느낀 핀란드가 멀리 떨어져 있어 영토적 야심이 없는 미국을 국가 생존의 새 파트너로 선택한 것 같다”며 “한국의 핀란드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소설 서유기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