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공감] 대형기획사의 신인 '블랙핑크', '대형신인'이 될 수 있을까

윤지혜 기자 2016. 8. 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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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투애니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새로운 걸그룹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매번 곧 데뷔할 연습생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감칠맛 나게 멤버들의 프로필만 하나씩 공개하던 철옹성 YG의 성문이 드디어 열린 것이다. 대중의 기대와 설렘 속에 등장한 ‘블랙핑크’, 이들은 배경이 YG라는 이유 하나로 현재 ‘대형신인’이라 지칭된다.

그녀들의 데뷔곡 ‘휘파람’과 ‘붐바야’는 여전히 각 음원차트의 상위권를 차지하고 있으며, 굳이 어떤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았음에도 대중은 ‘블랙핑크’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획사의 힘이다.

물론 100%까지는 아니겠다만, 지극히 YG스럽긴 해도 ‘블랙핑크’를 규명하기에 어려울 정도로 따로 노는 타이틀곡(오히려 이젠 볼 수 없는 투애니원의 무대에 대한 그리움만 짙어졌다), 투애니원에 비하면 일취월장한 외모를 지녔음에도 보는 이들에겐 여느 여자아이돌그룹과 별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게 만드는 무대 등. 데뷔 초반에 보이는 대중의 높은 관심은 기획사의 그늘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다.

한마디로 ‘투애니원’이 다른 여자아이돌과 스스로를 구별했던,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매력이 ‘블랙핑크’에게선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곡 순위에선 밀릴지언정 서바이벌프로그램을 통해 생성된 그룹 ‘아이오아이’가 더 매력 있으며, 이들보다 앞서 치열한 기획사 및 브라운관 오디션을 거쳐 자신들만의 과정을 조금씩 밟아가고 있는 ‘트와이스’에게 더 마음이 끌린다고 할까.

‘투애니원’의 ‘희귀성’ 혹은 ‘희소성’이 ‘블랙핑크’에게 부족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새로운 길을 간다기보다 이미 닦여진 길을 가는 입장이니까. 문제는 이들이 앞선 역사를 따라가지 못함은 물론이고 경로까지 잃어, 이젠 여타의 걸그룹과 영역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노래는 이전의 YG이긴 하다만 실력이나 매력이 특출 날 것은 없어 보이니, 도리어 ‘트와이스’나 ‘아이오아이’에겐 있는데 ‘블랙핑크’에겐 없는 요소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스토리’, 트와이스나 아이오아이에겐 있는데 ‘블랙핑크’에겐 없다. 멤버마다 혹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 무대에 오르고 싶었던 간절함이라든가 꼭 데뷔해야 했던 절박감, 어쩔 수 없이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겨야 했던 비극적인 시절의 이야기까지, 우리는 트와이스나 아이오아이를 볼 때마다 이런 연결지점들을 떠올린다.

별 차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스토리 하나가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웬만큼 압도적인 매력이 아니고서야 겉모습만을 보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매력은 이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3차원 이상의 것인 까닭이다. 우리의 가상현실 속에서 상대방이 완전히 실체화되어 있어야, 수이 흥미를 잃지 않고 어떤 부분은 왜곡도 하고 창작도 좀 하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점차적으로 증폭시킬 수가 있다. 사실 이는 ‘블랙핑크’가 이어받고자 하는, ‘투애니원’도 거쳤던 과정이다.

압도적인 매력도 없고 스토리도 없고, 있는 건 YG라는 네임텍 하나인 ‘블랙핑크’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물론 그래도 YG이니까 어느 정도의 인기는 누릴 테다. 하지만 조심스레, 아니, 감히 단언할 수 있는 바는 투애니원의 영역을 대물림(이미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게다가 새로이 등장하여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이미 조금씩 스스로의 실체를 형성하고 있는 다른 여자 아이돌 그룹과의 경쟁도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녹록치 않을 예정이라는 점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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