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국민 평균 기대수명, 내전 이후 6년 급감

강지혜 2016. 8. 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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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알레포미디어센터(AMC)·AP/뉴시스】시리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알레포에서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정부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곳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현지 반정부 단체 알레포 미디어 센터가 AP에 제공한 것이다. 알레포에서 수 개월째 정부군의 폭격과 반군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2016.08.03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시리아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내전으로 인해 6년이나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아 사망률은 3년새 9%를 넘었다.

미국 워싱턴대학 건강계측·평가연구소(IHME)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국민의 평균수명은 1990년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2010년 시리아 남성과 여성의 평균수명은 각각 74세, 79세였다.

그러나 2011년 3월 내전이 발발한 이후 이 수치는 급격히 떨어졌다. 분쟁과 질병 감염,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2013년 시리아 남성은 69세, 여성은 76세의 평균수명을 보였다.

IHME는 내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2013년 남성과 여성의 평균수명이 각각 5세, 7세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균수명이 이 같은 속도로 감소하기는 1991년 옛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남성의 평균수명이 줄어든 이래 처음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당시 러시아 남성의 수명은 자살과 알코올 관련 질병이 급증해 4년 만에 64살에서 57살로 낮아졌다.

시리아의 영아 사망률도 1990년 이후 점차 줄었다가 내전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2010년~2013년 사이 영아 사망률은 9.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IHME에서 중동을 담당하는 알리 모크다드 박사는 "시리아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 정도도 매우 괜찮은 수치"라며 "지금 시리아에는 모든 것이 파괴됐다"고 했다.

모크다드 박사는 "초토화된 시리아 상황은 미래 세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이 무너져서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는 어린 아이들이 매우 적고, 보건위생 체계와 물을 공급하는 기반 시설이 파괴돼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IHME는 시리아 외에도 중동과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에 있는 21개 국가의 1990년~2013년 사망·질병 건수 통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이 지역의 전체적인 평균 기대수명은 1990년 65세에서 2013년 71세로 올랐다. 카타르 국민의 평균수명이 남성과 여성 각각 81, 83세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10년 말 시작된 반정부 시위 '아랍의 봄'이나 내전을 겪은 예멘과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국민들의 평균수명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난민 캠프에 전염병이 퍼진 데다 예방주사 등 공공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에서 거의 사라졌던 소아마비도 난민 캠프를 중심으로 다시 퍼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라크는 2003년 국민 평균 기대수명이 67세였지만 미국의 침공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63세로 낮아졌다.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3년에는 71세를 기록했다.

모크다드 박사는 "이 지역의 심각한 보건의료 실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과거 10여년 동안에는 평균 기대수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분쟁을 겪으면서 악화됐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 내용은 영국 의학 저널 '더 랜싯 글로벌 헬스'에 실렸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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