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진해운 퇴출땐 운임 4407억 늘어"

2016. 8. 25.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개발원 영향 분석
[동아일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국내 수출입 화주들은 매년 4407억 원의 운송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이로 인해 수출가격이 0.7∼1.2% 오르면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진그룹은 이르면 25일 추가 지원방안을 채권단에 제출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해운업 구조조정 논의가 한창이던 5월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시나리오별로 국내 수출입과 항만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국적선사 구조조정의 영향 및 대응방안’ 자료를 작성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퇴출될 경우(현대상선은 생존) 미주항로 운임이 27.3%, 유럽항로 운임은 47.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 선사 퇴출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국책연구소의 분석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운임 상승은 결국 수출입 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을 불러온다. KMI는 미주로 향하는 수출품은 가격이 0.7%, 유럽으로 향하는 수출품은 가격이 1.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국의 무역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무역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운임 상승으로 국내 화주들이 추가로 부담하게 될 운임은 연간 4407억 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이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4000억 원과 채권단이 요구하는 7000억 원의 간극을 메우지 못해 법정관리 기로에 서 있다. 그 3000억 원의 차이보다 사회적 비용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진해운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알 수 있다.

KMI는 “국적선사 두 곳 중 한 곳이 무너질 경우 퇴출된 선사의 매출 대부분은 외국 선사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제화물데이터 전문조사기관인 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항로를 이용하는 글로벌 화주 중 삼성전자는 45.5%, LG전자는 23.5%의 물량을 한진해운을 통해 운송했다. 국내 화주 외에도 미국의 컴퓨터 장비업체 HP는 58.0%, 유통업체 케이마트는 10.7%, 전자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는 17.8%를 한진해운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한진해운은 아시아를 출발해 북미와 유럽으로 향하는 양대 노선에서 점유율 5.6%를 기록했는데 이 물량이 대부분 외국 선사의 몫이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한진해운의 매출은 7조7355억 원이다.

부산항도 타격을 입는다. 한진해운 퇴출 시 환적(화물을 다른 배로 옮겨 싣는 것) 물동량이 16.4%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연간 1152억 원 규모다. 김우호 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국내 화주들이 국적 선사로부터 공간 확보, 스케줄 조정에 있어 우대받지 못하게 되는 등 보이지 않는 손해도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이 25일경 한진그룹으로부터 추가 자구안 격인 한진해운 지원방안을 제출받게 되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바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소집해 내용 검토에 들어간다. 한진그룹이 채권단 요구대로 7000억 원 이상의 지원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유상증자 등을 포함해 6000억 원 안팎의 지원방안을 제출하면 채권단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방안이 미흡하다 해도 채권단이 한진그룹에 보완을 요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자율협약 종료일(다음 달 4일)을 열흘가량 앞둔 상황에서 내용을 보완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진그룹의 지원 방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채권단은 다음 달 4일 이전에 자율협약 종료를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한진해운은 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종료를 결의한 후 미뤄왔던 자금 환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규 sunggyu@donga.com·박창규 기자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골라보는 움짤뉴스 '말랑' 다운받고 이모티콘 받자]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