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가계빚 '소호대출' 또다른 뇌관
가계대출과의 경계가 모호해 ‘숨은 빚’이라고 불리는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지난달에만 2조2000억원 늘어 250조원을 돌파했다. 5월과 6월 각각 1조8000억원과 1조9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더해져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대출자 연령도 50대 이상이 63.7%인 것으로 파악돼 고령층 자영업자의 빚이 한국 경제의 새 뇌관이란 지적도 나온다.
24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7월말 현재 은행의 원화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251조6000억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통계 편제상 가계부채가 아닌 기업대출로 분류되며, 중소기업대출의 하부를 이룬다. 은행들이 ‘소호(SOHO)대출’이라고 부르며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개인에게 대출해 주는 게 주종이어서 자영업자 대출이라고도 부른다. 생활자금인지 사업자금인지 구분이 애매해 연말 13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문제는 대출 증가 속도다. 연간 10조원 안팎으로 늘던 개인사업자 대출은 2014년 18조8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29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2015년 3·4분기에서 2016년 1·4분기 중 가계대출 증가의 84.1%는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대출 증가의 75.0%는 개인사업자 대출”이라고 밝혔다. 부채 급증의 양대 주범을 콕 집어 지적한 것이다.
돈 빌리는 사람의 나이가 고령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연령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6월말 기준으로 60세 이상의 대출 잔액은 61조원을 넘어 전 연령 가운데 24.5%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4년 1월과 견주면 다른 연령층은 줄어드는데 60세 이상 비중만 3.3% 포인트 늘어났다. 50대(39.2%)와 합치면 전체의 63.7%가 50대 이상이다. 제 의원은 “은퇴 연령층이 생계형 창업에 많이 뛰어든 결과”라며 “자영업과 고령층은 가계부채 충격에 더 취약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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