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경의 Shall We Drink] <30> 구름 위의 한잔, 인스부르크
2016. 8. 25. 00:04
한낮의 맥주는 어디서 마시느냐가 맛을 좌우한다. 해발 2000m 이상의 산 위에서 마시는 맥주의 맛을 떠올려 보라. 그것도 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한다는 알프스에서 마시는 맥주라면? 상상만으로도 캬! 소리가 절로 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어느 쪽이예요?”라고 묻는 내게 안내를 맡은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정상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주변을 둘러봐요. 벤치가 놓여 있죠? 여기선 풍경을 음미해야죠. 따라와요. 인스부르크 사람들만 자리를 알려줄게요. 전망이 끝내줘요.”
“정상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주변을 둘러봐요. 벤치가 놓여 있죠? 여기선 풍경을 음미해야죠. 따라와요. 인스부르크 사람들만 자리를 알려줄게요. 전망이 끝내줘요.”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제그루베(Seegrube)로 내려왔다. 제그루베는 겨울엔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노천 레스토랑도 있어 사계절 여행자의 휴식처가 되어준다. 전통 요리 몇 가지와 지역 맥주를 골라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구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차가운 칠러탈(Zillertal)을 한잔 들이키니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기분 탓이겠지만, 구름 아래에서 마시는 맥주 맛과는 차원이 달랐다. 칠러탈은 알프스의 칠러(Ziller) 강 이름을 딴 맥주로 1500년부터 알프스의 맑고 깨끗한 물로 필스너(Pilsner)와 밀 맥주(Weiss), 라들러(Radler) 등을 만들어 왔다. 비현실적으로 푸른 하늘 아래, 맥주와 구름의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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