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이 아직 안에.." 참혹한 지진에 생존자들 발동동

정이나 기자 2016. 8. 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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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진으로 최소 73명 사망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집 전체가 흔들렸고 엄청난 굉음이 났다. 마치 누군가 불도저로 집을 때려부수려는 것 같았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지진 진원지에서 85km 거리에 있던 영국 '더 타임스'의 엠마 터커기자는 지진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이날 오전 3시 36분께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 주도 페루자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6.2 지진 사망자는 최소 73명으로 늘어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촉구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어려운 때일수록 무엇을 해야할지 우린 알고 있다"며 구조대원들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를 표했다. 렌치 총리는 24일 오후 피해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자원헌혈협회(VBA)는 부상자 치료를 위해 헌혈에 동참해달라고 국민에 호소하는 등 헌혈·모금 활동도 이어졌다.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도 한창이다.

귀도 보르도(69)는 이날 지진이 강타한 산악마을 중 한곳인 일리카에서 불안한 듯 손을 움켜쥐고 풀기를 반복했다.

보르도는 AFP통신에 "여동생과 매제가 아직 잔해 밑에 있다. 구조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곳에 오기가 어렵다고 한다"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그들이 키우던 고양이 소리만 들릴 뿐"이라고 말했다.

잔해 밑에서 구조된 보르도의 조카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AFP=뉴스1

지진이 발생한지 약 9시간이 지났지만 이처럼 산악 지대에 위치한 마을에는 여전히 충분한 수의 구조대원들이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헬기 한 대가 상공을 날고 있었고 무너져내린 주택에 도착한 구급차에서 들것 2개가 내려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10여명의 소방대원들은 삽과 곡괭이를 들고 잔해를 파헤쳤다.

주변을 둘러봐도 지진의 결과는 참혹했다.

잔해 사이사이로 창문 틀이 삐죽이 튀어나왔고 반쯤 무너져내린 벽에는 여전히 꽃바구니가 위태롭게 걸려있었다. 밝은 색의 아동용 이불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탐지견들도 동원됐다. 소방대원들과 함께 걷다가 어느순간 멈춰서면 대원들이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구조에 동참한 전직 소방관 다니엘라 로마나토는 "개들은 갇힌 사람들을 수색하고 위치를 가리키도록 훈련받았다"며 "지금처럼 (멈춘다는건) 누군가 잔해 밑에 있다는 뜻이지만 개들이 짖지 않는다는건 안타깝게도 고립된 사람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2년 5월 북부지역에서 두차례 지진이 발생해 20여명이 사망했다. 그에 앞서 2009년 4월에도 규모 6.3의 지진이 중부 아킬라 지역에서 일어나 295명이 목숨을 잃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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