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美 괌기지까지도 위협.. 킬체인 핵심 장비 늘려야

문형철 2016. 8. 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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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상으로 500km 비행.. 일본 방공식별구역 침범사실상 시험 발사 성공위성·핵잠수함 24시간 정찰장거리 요격 '타우러스' 등 정밀 타격 위한 장비 필요

동해상으로 500㎞ 비행.. 일본 방공식별구역 침범
사실상 시험 발사 성공
위성·핵잠수함 24시간 정찰
장거리 요격 '타우러스' 등 정밀 타격 위한 장비 필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3일차인 24일 북한이 동해상에서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500㎞를 비행했다. 북한이 이번 SLBM 시험발사를 통해 남한 전역 타격뿐만 아니라 일본 주요 지역까지 사정권 안에 포함될 정도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잠수함이 바닷속에서 이동해 발사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북한에서 3500㎞ 떨어진 미국 괌기지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라는 관측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0분께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SLBM 1발을 동해상으로 시험발사했다"면서 "SLBM은 500㎞를 비행해 지난 수차례 시험발사에 비해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의 SLBM이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잠수함이란 은밀성으로 인해 남한 전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500㎞ 비행 사실상 성공, 남한 전역 타격 가능

북한이 이날 발사한 SLBM은 현재까지 북한이 진행한 시험발사 중에서 가장 먼 500㎞를 비행, 북한이 수중사출기술에 이어 비행기술까지 상당 수준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은 올 들어 세 번째로, 전문가들은 500㎞ 비행은 사실상 비행기술 확보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우리 군도 SLBM이 300㎞ 이상 비행하면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첫 SLBM 시험발사였던 지난 4월 23일에는 수심 10여m에 있던 잠수함에서 발사된 SLBM이 물 밖으로 솟아올라 약 30㎞를 비행한 다음 공중 폭발해 2∼3조각으로 분리됐다.

두 번째인 7월 9일 발사 때는 SLBM이 물 밖에서 점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10여㎞ 고도에서 공중폭발해 비행거리가 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북한의 SLBM 기술이 실전 배치되기에는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저평가해왔지만 이번 발사 성공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잠수함이 지닌 은밀성과 500㎞라는 사거리까지 감안한다면 남한 전역에 대한 타격이라는 군사적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 일부 지역도 사정권에 들어갈 정도로 기술력이 고도화됐다는 평가다. 이날 북한이 동해상에서 발사한 SLBM은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사된 SLBM은 500㎞를 비행했는데, 정상각도로 발사됐다면 사거리가 1000㎞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료 충전량을 늘린다면 북한이 SLBM의 최대 사거리로 여겨지는 2500㎞를 날릴 능력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날 고각발사해 사거리를 의도적으로 줄인 것은 일본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SLBM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80㎞ 정도 침범한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LBM 대응 위해 감지자산 확충 절실

군사전문가들은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 탐지와 추적이 어려운 SLBM의 특성으로 인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SLBM을 요격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드 레이더는 북한이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요격을 위해 북쪽 전방 120도 각도 내에서 쏘는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이 레이더 탐지범위를 벗어난 사각지역으로 기습 침투해 SLBM을 쏜다면 탐지와 요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미사일 방어 개념에서 발사지점과 목표지점, 미사일을 막기 위한 요격미사일 지점 등 세 지점이 있는데 사드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세 지점이 일직선이 돼야 한다"면서 "북한 잠수함의 발사지점과 목표지점은 이동이 가능하지만 고정배치된 사드는 미사일이 정면에서 날아오지 않는 이상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앞으로 명중시험까지 성공하면 실전 배치는 속도전으로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전 배치와 함께 북한이 소형화한 핵탄두를 장착하게 되면 더 큰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군사전문가들은 위협적인 SLBM을 무력화하기 위해 북한의 잠수함이 기항을 벗어나기 전 사격 타격하는 방법이 최선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동엽 교수는 "일각에서 SLBM에 대항하기 위해 심해에서 상시적으로 잠수함 추적이 가능한 핵잠수함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면서도 "잠수함 탐지 추적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기 때문에 입체적인 감시시스템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예상보다 빠르게 SLBM 기술을 과시하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어 한·미 양국 군당국은 정교한 '수중 킬체인'을 통한 선제타격 능력 배양에 주력하고 있다.

SLBM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잠수함 기지에서 SLBM 발사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정밀 추적해 SLBM을 선제 타격함으로써 위협을 제거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군은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의 기지 정박, 출동, SLBM 발사의 세 단계로 나눠 정밀 탐지.추적하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반도 전체를 24시간 감시하기 위해 미국 조기경보위성(DSP) 6대를 포함한 한·미 군의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은 북한 잠수함 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우리 군도 2020년대 초반까지 군 정찰위성을 도입할 계획이다.

북한이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정박된 북한 잠수함에 대한 장거리 정밀타격을 하게 된다.

북한 잠수함 타격에는 킬체인의 핵심 무기체계인 장거리 공대지유도미사일 '타우러스'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이 도입할 예정인 타우러스는 공군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되며 사거리가 500㎞에 달해 장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한편 청와대는 북한의 SLBM 기술이 예상보다 빨리 진전되는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SLBM 발사를 강력 규탄하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만 추구한다면 더욱 엄중한 제재와 외교적 고립만 초래함으로써 오히려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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