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은 끝났다' 與 비박계, 이정현 마이웨이 비판(종합)

김성곤 입력 2016. 8. 24. 15:58 수정 2016. 8. 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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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정현 체제 출범 이후 두 번째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전대 이후 숨죽여온 비박계, 이정현 우병우 침묵 비판이정현, 비박계 중진 공세에 '민생 우선' 원칙 고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가 여권 내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우병우 수석의 거취를 놓고 우후죽순 논의가 터져나왔지만 관심의 초점이었던 이정현 대표는 입을 닫았다. 비박계 중진 의원들의 공세에 침묵으로 응수한 것. 8.9 전대 이후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여권 내부의 계파갈등이 우병우 수석 문제로 재점화될 조짐이다.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새누리당의 최고 협의체다. 당 지도부는 물론 4선 이상 중진 의원 20여명이 참석해 국정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이정현 대표 체제 이후 이른바 ‘봉숭아학당’으로 불리던 최고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유일한 공개 회의체가 됐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우병우 수석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꼴이었다.

◇‘중구난방’ 與 최고중진연석회의, ‘우병우 논란’ 지속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사드배치, 전기요금 누진제, 추경 처리, 폭염대책, 탈북자 대책 등 굵직한 현안들이 대거 논의됐다. 역시 최대 관심은 우병우 수석의 거취 문제였다. 그동안 허니문을 유지하며 이정현 체제를 숨죽이며 지켜봐온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포문을 열었다. 논의는 무성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은 없었다.

주호영 의원은 “이기고도 지는 싸움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 우 수석 문제는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당정청이 협력해야 할 때도 있고, 목소리를 내야 할 일이 있다”고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강석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의 관계는 쓴소리와 단소리를 다해야 만이 당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쓴소리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최근 일련의 인사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면서 “당이 질서 있게 움직이는 것이 참 좋을 수도 있지만 다양한 목소리와 시끌시끌한 의견이 나오는 것 또한 당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호남에 가서 민심을 듣고 하는 것은 좋은 행보지만 지금 가장 국민이 관심 있는 현안에 대해 당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의 사드배치 반대를 비판한 정진석 원대대표는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페이스북에 올리며 우병우 사퇴론에 가세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 공직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들이다.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며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靑 요지부동에 발묶인 이정현 민생우선 원칙 고수

비박계 중진들의 압박에도 이 대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우병우 수석의 거취 등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비판에도 민생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사실상 고수한 것. 청와대가 우병우 수석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한 만큼 이 대표의 태도 또한 변동이 없다는 의미다.

전날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 소상공인연합회와의 간담회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는 등 민생행보를 뚜벅뚜벅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앞서 이 대표는 우병우 수석 문제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많은 분들이 소위 쓴소리라고 하는 말씀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당과 야당은 분명하게 다르다”면서도 “여당 소속 의원은 정부와 공동책임을 갖고 협조체제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치 경쟁에는 당분간 자제하고 뛰어들지 않겠다”며 “먹고 사는 문제 이외의 정쟁에 매달리고, 매일 고장 난 녹음기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과거의 정치는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 운영과 관련해 청와대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벼와 과일이 익는 것은 보이는 해와 구름, 비로만 되는 게 아니라 때로는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작용을 한다”며 “ 바람은 늘상 보이지는 않지만 늘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 올린다”고 반박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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