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를 둘러싼 논란, 결국 감독 '스스로' 만들었다

이원만 입력 2016. 8. 24. 11:32 수정 2016. 8. 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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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을 만든 건 결국 김성근 감독 자신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부터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다. 이전에도 인기가 없던 건 아니지만, 2015시즌을 기점으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는 구단이 됐다. 관중도 크게 증가했고, 언론 노출도 역시 엄청나게 늘어났다.

2016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18.
2016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18.
'상전벽해'라고 칭할 수 있는 이런 변화의 원인.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 효과'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김 감독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독특한 야구철학으로 '남과 다르게' 팀을 운영해왔다. 한화에서 특별히 그런건 아니다. 수 십년동안 꾸준하게 유지해 온 감독 고유의 스타일이다. 과거에도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김 감독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야구가 김 감독이 사는 방식이자 존재의 이유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거에 비해 달라진 환경 역시 한화와 김 감독을 크게 주목받게 만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프로야구를 둘러싼 환경이 변했다. 프로야구 팬들의 관전 방식과 참여도, 미디어의 제작환경, 노출 방식은 이전과 전혀 다르다. 심지어 김 감독이 한화 이전에 SK 감독으로 활약했던 2007~2011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김 감독은 이런 변화의 효과를 상당히 크게 누렸다. 실제로 김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적극적인 팬들의 어필 덕분이다. 팬문화의 변화가 아니었다면 김 감독은 여전히 야인으로 남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러한 프로야구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그로 인해 굳이 논란이 되지 않아도 될 일들을 논란거리도 만든다. 또 팀 내외부적으로 수많은 '의혹'과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가장 강력한 지지 기반인 팬을 둘로 나누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이나 댓글창에서 김 감독에 대한 '호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팬들과 그의 스타일을 싫어하거나 '싫어하게 된' 팬들의 대립각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성적인 토론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과열됐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만든 김 감독의 패착은 지나친 '비밀주의'에서 기인한다. 팀 운용과 선수 지도 및 기용에 관해 수 십년간 유지해 온 본인의 스타일은 바꾸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독재적으로 팀을 이끌거나, 특정 투수를 주야장천 쓰거나, 남과 다른 변칙 작전을 꺼내들거나, 상대를 흔들기 위한 어필로 경기 시간을 늘어지게 만들더라도 괜찮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방식에 대해 팬들에게는 설명해야 한다. 또 최소한 선수들의 부상에 관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팬들이 김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을 이해하고 '김성근 야구'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런 점에 관해서는 여전히 옛 방식, 즉 '비밀주의'를 고수한다. 자신의 야구를 타인에게 설명하는 것을 불필요한 일이라고 여기며, 팀에 관한 정보는 그 어떤 것이라도 노출되길 꺼린다. 그냥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80~90년대에나 통했던 방식이다. 당시에는 팬들이 야구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대단히 한정적이었고, 미디어 역시 제한된 환경이었다. 비밀주의는 팀 상대를 혼동에 빠트려 우리팀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묘책이었다.

지금은 이 방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다. 팬들은 어디에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에 대해 활발히 토론을 벌인다. 선수들과 직접 SNS로 소통하기도 한다. 감독이 함구해도 알 사람은 다 안다. 반드시 '기밀'로 묶어야 할 정보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선수 정보는 구단이 먼저 자세히 공개하는 게 낫다. 다른 팀은 그렇게 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오히려 자신이 먼저 다친 선수에 대해 브리핑을 한다. 감독으로써 책임을 인정하고 팬들의 양해를 구하려는 것이다. 조상우 한현희 등이 다쳤을 때 이렇게 했고, 넥센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어설픈 비밀주의는 오히려 의혹과 논란만 양산한다. 최근 논란이 된 김민우의 어깨 부상 케이스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선수가 운동을 하다 다친 건 비밀로 할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부상 이유와 재활 계획을 널리 알리는 게 팬들을 위한 일이다. 그래야 선수도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김 감독이 이를 비밀로 한 탓에 오히려 혹사 논란의 기폭제가 되고 말았다. 결국 한화를 둘러싼 모든 논란과 분쟁은 김성근 감독이 만든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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