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감자 가계부채②]경기는 못살리고 빚만 늘렸다..기로에 선 통화정책

2016. 8. 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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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은 향후 수요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볼 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투자 계획을 포기하고 비용(이자)도 안 드는데 돈이나 빌리는 게 낫다. (중략) 중앙은행이 공급한 돈으로 내 자산을 더 사들여 가격을 밀어올릴 기회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이 최근 기고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올린 글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을 이끌었던 바루파키스 전 장관은 이 글에서 유럽의 추가 통화 완화기조를 기업과 가계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금리인하가 투자 대신 과도한 부채를 유발한다는 바루파키스 전 장관의 지적은 한국에도 상당부분 해당되는 얘기다.

최근 한국은행이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은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0%에서 1.5%로 내린 뒤 1년 만의 인하 결정이었다.

기업 구조조정, 미국 금리인상 등 예상되는 악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경기회복 불씨를 살리기 위한 조치였지만, 투자ㆍ소비 증진보다 부동산 쏠림 현상만 부추기면서 가계부채 증가세에 기름만 부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가계부채는 지난 3월 말 1223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88.4%에 달해 가계빚이 경제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한은이 공급한 본원통화가 지난 6월 136조8000억원(평잔ㆍ계절조정계열)으로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운데 기업이 보유한 통화량(M2)이 6월 말 614조74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가계저축률은 8.66%로 4년 전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의 금리인하로 공급된 풍부한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금고에만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금리인하의 효과보다 부작용이 커 보이는 상황에서 한은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일단 한은은 그동안의 금리인하의 정책 효과를 분석해 금리 향방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조정이 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 6∼8분기 가량이 걸린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인하의 ‘실효하한’이란 이슈를 꺼내들었다. 그는 이달 11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 대응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도 “기준금리를 1.25%까지 내리며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효하한을 1% 정도로 보는 시장 판단에 대해서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실효하한이 기축 통화국보다는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통화ㆍ재정ㆍ구조개혁의 ‘삼박자’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한은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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