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뒤늦은 '흑인·히스패닉 구애 제스처'..비웃음만

김혜지 기자 2016. 8. 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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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대선] 편견 부추겨 되레 "모욕"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0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유세장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구애 몸짓에도 불구하고 흑인 연방의원들은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와 백인우월주의자로 힐난하고 나섰다.

과거 잇단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트럼프가 지지를 호소한 점이 오히려 흑인 의원들을 분노케 한 모양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 흑인 모임인 '블랙코커스'(CBC)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2일(현지시간) 전화 회담을 통해 트럼프가 최근 소수인종 유권자 포섭에 나선 것에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19~20일 루이지애나·버지니아 주 유세에서 흑인 계층이 민주당 집권기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뒤 '당신들이 트럼프를 택해 잃을 게 무엇이냐'면서 자신의 약점으로 지목된 흑인과 히스패닉계 유권자를 향한 구애의 몸짓을 보냈다.

그러나 트럼프는 해당 연설을 통해 흑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빈민가를 '전쟁 지역'으로 묘사했으며 '가난하고 실업 상태에 놓인, 교육을 받지 못한 흑인'이라는 인종적 편견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CBC 회장인 조지 케네스 버터필드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이날 트럼프의 유세가 대부분 백인 청중을 두고 이뤄졌다는 점을 꼬집으며 이것이 오히려 흑인에 대한 "모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가 진정으로 흑인을 걱정했다면 흑인 공동체를 향한 자신의 오랜 혐오적·인종차별적 공격을, 흑인 가정을 향한 차별을,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대한 지지를 (먼저) 부인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CBC 소속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민주·뉴욕)은 트럼프가 앞서 "백인우월주의자와 연대해왔다"며 "그들의 구미에 맞춘 유세를 통해 투표자 수를 늘리려 했다"고 지적했다.

믹스 의원은 트럼프가 "데이비드 듀크(대표적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큐클럭스클랜의 전 단장)를 비롯한 전 세계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고정관념에 기대 이들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를 "역대 가장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며 편견에 사로 잡힌 대선후보"라 규정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유독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지지율 열세에 시달려 왔다.

트럼프는 지난달 13일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조사 결과,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주 거주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0%'였고, 이달 8일 조사에선 전체 흑인 유권자로부터 1%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최근 실시된 6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계산한 지지율 평균치를 보면 트럼프는 23일 기준 41.5%로, 47%의 클린턴에 5.5%포인트 뒤지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의 최근 연설은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높이지 않고선 클린턴을 이기기 힘들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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