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뺀 채.. 정부, 공적자금 회수율 '꼼수 계산'
공적자금은 흔히 ‘혈세’로 불린다. 회수하지 못하면 정부 재정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회수율이 낮을수록 국민 부담이 커진다. 금융위원회가 23일 발표한 공적자금 회수율은 66.5%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회사를 살리는 데 투입된 1차 공적자금은 총 168조7000억원. 이 중 지난 6월 말 기준 112조1000억원을 회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회수율은 논란이 많다. 막대한 이자비용은 계산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연간 공적자금관리백서를 보면 공적자금 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한 채권과 차관 등의 이자로 나간 돈은 이미 80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이자는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꼬박꼬박 갚은 것이다. 정부는 투입 원금만을 기준으로 회수율을 계산한다. 그러면서도 공적자금 투입으로 생기는 배당이익과 이자수입은 모두 회수율에 반영한다. 회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한 항목은 집어넣고 불리한 수치는 쏙 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사회적 편익도 있기 때문에 이자비용까지 회수율 계산에 넣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자수입도 계산에서 빼야 앞뒤가 맞는다. 또 그는 “이자비용은 빼고 회수율을 계산하는 게 국제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보면 투입에서 회수까지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회수가 장기화하면서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한국과는 경우가 한참 다르다.
원금이나 이자나 회수되지 않으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이자비용을 반영할 경우 공적자금 회수율은 40%대 중반으로 뚝 떨어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입된 2차 공적자금은 사정이 다르다. 모두 6조1693억원을 투입했고 6조5983억원을 회수했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회수율이 107%다. 이 역시 이자비용은 제외됐으나 짧은 기간에 회수와 운용이 끝나 1차 공적자금과 같은 ‘눈덩이 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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