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끝까지 사과안할 겁니까" 강신명 청장 이임식날 백남기씨 딸의 눈물

2016. 8. 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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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강신명 경찰청장 이임식날 시민단체 기자회견
백민주화씨 “최악의 경찰청장…사죄할 날 오기를”

23일 강신명 경찰청장의 이임식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백남기 대책위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강 청장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난 10개월 가까이 모른 척하고 버틴 게 바로 오늘을 위한 것이었겠죠. 우리 아빠, 다리 부러진 게 아닙니다. 당신이 지시한 물대포 조준 살수로 20초 만에 호흡이 끊겼습니다. 뇌가 다 박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와서 직접 보고 사실관계 운운하세요. 끝까지 사과 안할 겁니까?”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씨의 딸 백민주화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섰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이임식을 한 이날 백남기대책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 청장 임기 중 일어났던 백남기씨에 대한 과잉 진압과 시민단체들에 가해졌던 인권탄압 행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 자리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인권운동사랑방, 4·16연대, 2016총선시민네트워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이 함께 했다.

백민주화씨는 이날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에 대해 ‘유감’ 표명 한 마디 없이 퇴임하는 강 청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씨는 “단 한번도 문병 오거나 전화 한통 건 적 없는 가해자 경찰은 이 모든 사태를 부정하고 싶을지 모르겠지만 아버지 사건은 명백한 살인미수 사건이다. 그럼에도 강 청장은 여전히 공식 석상에서의 사과를 거부하고 그날의 사고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당신의 그런 발언 하나하나가 또다른 물대포가 되어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백씨는 이어 “강 청장이 최악의 경찰청장인 이유는 사고를 내서가 아니라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이임식까지 하고 있는 뻔뻔함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강 청장 임기 동안 시민단체에 가해진 인권 탄압 실태를 증언하고 나섰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강 청장 재직시절 (4·16가족협의회와) 매번 부딪쳤다. 노란 옷만 입어도 청와대에 가지 못하게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기자회견을 방해하기 위해 어버이연합과 같은 다른 보수단체들이 엠프를 틀고 애국가를 부를 때 한마디라도 해봤느냐”며 “아무리 못 해도 공정, 공평은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4·13 총선 당시 낙선운동을 벌였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총선넷)의 이승훈 공동사무처장도 “낙선운동에 단순 가담한 사람들까지 소환조사하면서 합법적 유권자 활동을 못 하게 시민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경우 정치에도 나설 수 있다’는 강 청장은 국민을 위해서 경찰력을 사용해본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시민활동가들은 음주운전 사고 당시 경찰 신분을 숨긴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자격 여부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조병옥 전농 사무총장은 “일반 경찰들은 징계 걱정에 술 한잔만 마셔도 운전은 생각도 못할 텐데, 술 먹고 거짓말까지 한 사람을 수장으로 어떻게 모실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맡았던 사람이다. 강 청장이 책임이 있다면 이 후보자도 반드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선 시민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살인 진압의 책임자 강 청장을 구속하고 청문회 요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강 청장은 이날 백남기 농민에 대해 끝내 사과 표명 없이 퇴임했다. 강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자유민주 사회에서 갈등과 진통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정해진 절차와 법률로 해결해야 한다. 유언비어 유포나 불법폭력시위, 맹목적 비난만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여전히 갈등과 충돌의 원인을 시위대와 비판 세력에게 전가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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