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에 韓유통업 휘청" 골드만삭스의 돌직구

최재원 2016. 8. 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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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마트 내년 순익 최대 16% 감소" 보고서글로벌 증권사 첫 경고..외국계 자금 썰물 우려
골드만삭스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유통주의 내년 실적 전망치를 평균 10% 이상 하향 조정했다. 5만원 이상 선물 제공 등을 금지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다음달 28일부터 시행되면서 소비와 유통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정치·경제적 역학관계에서 한발 비켜나 있는 글로벌 증권사가 투자 측면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김영란법 산업영향 분석 보고서'여서 눈길을 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국내 기관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파장이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배포한 '새로운 반부패 방지법:KT&G 신세계 현대백화점 이마트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9페이지 분량의 영문 보고서에서 4개 유통주의 내년 예상 순이익 전망치를 직전 추정치보다 평균 11% 하향 조정했다.

종목별로는 이마트의 내년 순이익 전망치를 지난 1월 3742억원에서 3143억원으로 16% 하향 조정했다. 백화점 업종인 신세계 순이익은 2281억원(2월 전망)에서 1939억원으로 15%, 현대백화점은 3681억원(5월 전망)에서 3387억원으로 8%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삼 등 인삼 제품을 취급하는 KT&G 순이익은 1조2611억원(7월 전망)에서 1조1980억원으로 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골드만삭스 아시아법인 서울사무소 소속 크리스틴 조 연구원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투명성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론 법의 적용 대상 범위가 너무 넓어 소매유통(리테일) 산업에 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소매유통 업종 내에서도 백화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매출에서 상품권과 명품, 5만원 이상 명절 선물 비중이 20% 이상으로 높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고가 선물 비중이 11%(이마트 기준)로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편의점은 김영란법에서 자유로워 상대적으로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골드만삭스는 덧붙였다. 유통업은 아니지만 필수소비재 업종에서는 KT&G가 홍삼 등 고급 인삼 선물 세트 판매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주요 유통주에 대해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22만원→20만원) 현대백화점(15만원→13만8000원) 이마트(17만원→16만원) KT&G(14만원→13만6000원) 등 종목별로 3~9% 목표주가를 내렸다. 투자 의견은 4종목 모두 현재 보유 상태를 유지하는 '중립'을 제시했다.

이날 보고서 발표 후 증시에서 신세계(1.65%) 현대백화점(1.22%) KT&G(0.83%) 이마트(0.64%) 등 주요 유통주는 일제히 1% 안팎 하락 마감했다. KT&G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외국인들이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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