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실세 피셔까지 가세..금리인상파 '천군만마'

황인혁,이진명 입력 2016. 8. 22. 17:54 수정 2016. 8. 2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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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물가상승률 연준 연준 목표치와 손닿을 거리" 더들리 등 잇단 연은 총재 주장에 힘 보태시장에 시그널 주고 위기때 대응수단 확보..월가선 美 대선 등 변수 많아 12월에 무게

◆ 금리인상 군불때는 美연준 / 26일 잭슨홀 미팅…옐런의장 입에 주목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인사들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금리 인상 군불'을 지피고 있다. 뉴욕,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에 이어 연준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도 21일(현지시간)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콜로라도 애스펀에서 강연을 통해 "지난 6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변동폭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등 제외)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1.6%를 기록해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와 손이 닿을 만한 거리에 있다"며 "물가 상승 속도가 연준 기대치에 부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예상한 올해 근원 PCE 전망치 1.7%에 근접한 수치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물가 흐름을 살펴볼 때 가장 신뢰하는 지표다.

또 피셔 부의장은 "고용 상황이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경제가 여러 충격에서 벗어났다. 부진했던 투자가 살아나고 앞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 경제 긍정론을 펼쳤다.

피셔 부의장 발언 직후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bp(1bp=0.01%포인트) 올랐고 미 달러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전했다.

지난주에는 연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금리 인상론에 무게를 실었다.

더들리 총재는 지난 16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연말 인상론은 시장에서 너무 안일하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9월 조기금리 인상설에 불을 붙였다.

록하트 총재는 같은 날 "연내 최소한 한 번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두 번 이상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18일 "미국 경제에 탄력이 붙고 있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게 이치에 맞다"며 "그 시기는 늦기 전에 빨리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결정하는 투표권이 없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연준 핵심 인사들이 이달 들어 앞다퉈 금리 인상론을 펼치는 배경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몇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연준과 시장 간 괴리감 좁히기 차원이다. 시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너무 낮게 보고 있는 데 대해 경고 차원에서 연은 총재들이 금리 인상 군불 때기에 나섰다는 진단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12%에 불과하다. 11월 18.3%, 12월도 39.1%밖에 안 된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가 오르지 않을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8월 고용지표가 꽤 견고하게 나오는 등 미국 경제 호조세가 추가 확인될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계속 주지시키려는 게 연준 인사들의 의도"라며 "채권금리나 CME 페드워치의 동향을 감안할 때 지금의 시장 인식은 너무 느슨하다는 점을 경고하는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향후 닥칠지 모를 또 한번의 경제위기에 대비해 통화정책 수단을 확보해 두려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연준은 1980~1982년 경기침체기를 비롯해 1990년, 2001년, 2008년 등 위기 때마다 5%포인트가 넘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추락한 경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초저금리 상황에서 또 한 차례 경제위기가 몰아닥칠 경우 연준은 과거와 같은 금리 카드를 꺼내들 여력이 없다. 유럽, 일본과 같은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수도 있겠지만 정책적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대규모 채권 매입 등 양적완화(QE) 수단을 다시 활용할 수 있지만 QE를 수차례 단행한 미 연준 채권 보유량이 2조6000억달러에서 4조2000억달러로 부쩍 늘어난 상황에서 QE를 재가동하더라도 자산 추가 매입 여지가 종전처럼 클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적지 않다.

연준 핵심 인사들이 금리 인상 군불을 때는 또 다른 이유는 피셔 부의장 등의 발언대로 미 경제지표가 실제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과 물가 외에 주택 경기나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표 의존적' 의사 결정을 하겠다고 공언한 연준으로서는 지표의 추가 상승세를 확인할 경우 금리 인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중국발 시장 불안과 브렉시트 충격 등 대외 경제 여건을 거론하면서 신중한 행보를 거듭했지만 최근에는 대외 변수도 잠잠해진 상태다.

피셔 부의장의 21일 발언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26일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장들이 대거 참석하는 잭슨홀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연준 부의장 출신인 도널드 콘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잭슨홀 현장에서 차기 경기 침체가 닥치면 중앙은행이 이에 대응할 여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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